‘혁신도시 추진’ 참여정부 마지막 건교부장관 이용섭 의원
참여정부 때 마지막 건설교통부 장관(2006년 12월~2008년 2월 재임)을 지낸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21일 “정부가 지방으로 이전 안 하려고 하면 공공기관도 안 내려가려고 하고 그렇게 되면 어느 기업이 지방으로 옮기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와 혁신도시는 맞물려 있는 문제”라며 “두 정책 모두 정부와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야 민간기업과 연구소도 지방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세종시 계획을 백지화하려는 움직임뿐 아니라 혁신도시 사업도 지금 정체상태에 있는데 두 사업은 연관성이 있는가?
“두 문제는 본질적으로 같다. 수도권은 꽉 차서, 지방은 텅 비어서 국가 전체가 경쟁력이 없어진다. 이에 참여정부는 기업들을 움직이게 하려고 우선 정부와 공공기관이 먼저 고통을 분담해서 지방에 가자고 한 것이다. 즉 한 바가지 물을 부어 펌프에서 물이 나오게 하는 ‘마중물’과 같은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가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효율성을 따질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은 이대로 가면 숨쉬기도 어려워지고 1㎞ 가는 데 한 시간씩 걸리고 집값 땅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가 된다. 그러면 외국에서 새로운 기업이 오겠는가. 이명박 정부는 큰 것은 보지 않고 작은 것만 따진다.”
-세종시 계획이 백지화되고 혁신도시 사업도 잘 안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대나무가 쭉 뻗어 올라가는 것은 매듭을 지어서 마디가 형성되기 때문인데 행정도 이와 마찬가지다. 혁신도시를 만든다고 해서 법이 통과됐다면 매듭과 마디가 이미 만들어진 것이었는데 새 정부가 그 매듭을 풀어버리면 마디도 다 풀어진다. 만약 혁신도시 정책을 믿고 땅을 산 사람이 정부 때문에 손해를 봐 소송을 한다면 정부가 다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이명박 정부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5+2 광역경제권 사업, 녹색성장 정책 같은 것은 현 정부에서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 다음 정부가 들어와서 모두 무력화시켜 버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혁신도시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미 혁신도시는 땅을 다 수용해버렸기 때문에 멈출 수 없는 사업이 됐다. 해야 한다면 성공해야 하지 않나. 공공기관이 지방에 건물 하나 달랑 지어놓는 게 아니라, 교육시설·주거시설을 잘 갖춰서 임·직원들의 가족까지 다 내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이미 혁신도시는 땅을 다 수용해버렸기 때문에 멈출 수 없는 사업이 됐다. 해야 한다면 성공해야 하지 않나. 공공기관이 지방에 건물 하나 달랑 지어놓는 게 아니라, 교육시설·주거시설을 잘 갖춰서 임·직원들의 가족까지 다 내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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