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새바람 ‘권력교체 실감나네’

인수위 새바람 ‘권력교체 실감나네’

인천 남구 여성, 광주시 시민운동가 대거 위촉

지방의 정치권력이 여당에서 야당으로 대거 교체되고, 다양한 성향의 당선자들이 나오면서 인수위원회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어떤 당선자는 공무원을 인수위원으로 대거 참여시켰고, 다른 당선자는 인수위원의 절반을 여성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권한보다 기능을 강조하며 인수위원장을 두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인천에서는 수도권에서 사상 처음으로 민주노동당 출신 구청장이 2명이나 당선돼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배진교 남동구청장 당선자는 인수위 20명 가운데 5명(25%)을 구청 공무원으로 결정했다. 배 당선자는 “인수위는 구 행정을 평가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4년 동안 올바른 행정을 펴기 위한 기조를 수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을 대거 참여시켰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민노당 소속인 조택상 동구청장 당선자는 구 규모를 고려해 인수위원을 7명으로 제한하고 노인과 장애인 비율인 높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사회복지와 환경 전문가들을 참여시켰다. 조 당선자는 민노당 지역 위원장을 인수위원장에, 공무원 노조 인천본부 상근자를 인수위원에 포함시켰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당선자(민주당)는 구정을 생활밀착형으로 추진하겠다며 인수위원 20명 가운데 50%를 가정 주부를 포함한 여성으로 위촉하고 8일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김만수 부천시장 당선자(민주당)는 화합을 강조하며 정당과 시민단체, 전문가 집단과 함께 향우회 대표들까지 인수위원으로 위촉했다. 고남석 연수구청장 당선자(민주당)는 행정에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담겠다며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인수위원으로 대거 위촉했다.

9일 출범한 수원시의 ‘민선5기 좋은 시장 취임준비위원회’는 위원장으로 이계안(68)전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위촉됐다. 염태영 수원시장 당선자(민주당)가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냈고, 자신과 함께 운동을 한 친구의 형님이기도 한 이 위원장을 ‘삼고초려’해 끌어들였다. 염 당선자는 “서울시에서 실현하시려 했던 좋은 아이디어를 수원시 행정에 반영하려고 이 위원장을 모셨다”고 말했다. 곽상욱 오산시장 당선자(민주당)는 자신이 나온 오산 성호초등학교 은사인 김호영 전 민주평통 자문위원회 오산시협의회장을 인수위원장에 위촉했다. 곽 당선자는 “최고 숙원인 교육문제 해결에 알맞는 식견과 경험을 갖춘 적임자”라고 말했다.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는 지난 7일 공무원들을 배제한 채 학계 전문가와 시민 운동가 위주로 인수위를 구성하고 인수위원장은 따로 두지 않았다. 전체 15명인 인수위에는 서정훈 엔지오센터장과 장화선 푸른광주21 사무처장 등 시민단체 활동가 4명, 문화·경제 분야 교수 6명이 포함됐다. 강 당선자 쪽은 “권한보다 기능을 강조한다는 뜻으로 위원장을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 수원 광주/김영환 홍용덕 안관옥 기자[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