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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지역주의 극복, 야 단체장들에 달렸다”

등록 2010-06-13 20:41수정 2010-06-13 22:36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 사진 신소영 기자 <A href="mailto:viator@hani.co.kr">viator@hani.co.kr</A>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젊은 정치리더에게 묻는다]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
묵직했다. 말도 생각도. 선거 때마다 지역주의의 벼랑 끝으로 떨어졌지만 툭툭 털고 일어나 끊임없이 바위를 밀어올리며 닦은 내공이리라. 하지만 그는 자신의 당선만으론 지역주의가 극복된 게 아니라고 했다. 실력 있는 도정을 펼쳐보임으로써, 주민들이 무조건 정당만 보고 찍는 게 아니라 사람 보고 찍자고 할 때 진짜 지역주의 극복의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11일 <한겨레> 회의실에서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를 만났다.

-영남에서 막강한 한나라당의 후보를 이겼다. 지역주의가 완화됐다고 보나?

“약간 완화된 것이긴 하나, 크게 보자면 지역주의란 거대한 장벽에 구멍 하나 낸 거다. 지역주의의 극복 여부는 앞으로 광역·기초의 단체장·의원들이 얼마나 일을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나라당보다 살림을 잘한다고 평가받는다면 앞으로 주민들이 특정 당 출신이라고 다 뽑아주는 게 아니라 저절로 후보의 이력·가치·노선을 보고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당선의 원인은 뭐라고 보나?

“그동안 한나라당이 영남에서 시·군정을 독점하면서 폐해가 컸다. 공천이 아니라 사천을 했고 한나라당 내부도 분열됐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 민주주의 후퇴, 균형 발전 무시, 지방 홀대에 대한 섭섭함과 분노 이런 게 있었다. 사실 ‘김두관 당선의 1등 공신은 엠비(MB)’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지역 주민들 사이엔 ‘우리가 김두관한테 그동안 참 야박하게 굴었는데 그래도 도망 안 가고 있는 거 보면 저 속에 뭔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았다. 국회의원·도지사 5번 떨어지는 사이에 인지도도 높아졌다.”(웃음)

-지역구도 타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염원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8~9번 찍고, 내가 1~2번 더 찍어 무너뜨린 것이다. 사실 내가 노 전 대통령처럼 그렇게 크게 찍지도 못했다.”(웃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정서도 당선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


“(언론들이) ‘노풍’ 얘기를 많이 했지만, 난 ‘노풍’에 기대서 선거를 유리하게 치르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물론 내가 덕을 많이 봤을 거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가 돌아오면서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고, 노 전 대통령과 너무 다른 이 대통령을 비교해 본 게 아닐까.”

-경남에선 이번에 모범적으로 야권연대가 이뤄졌다. 이유가 뭔가?

“야권연대가 아니고선 한나라당 텃밭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다. 또 내가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이면서도 무소속이라는 것도 연대에 도움이 됐다. 참여당과 민주당에서 계속 입당 제의가 와서 경남의 지역 시민사회 어른들하고 의논해봤더니 ‘그냥 무소속 하면서 연대해라. 우리가 잘 이끌어주겠다’고 하셨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날 찍은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 입장에선 ‘민주당 김두관’ ‘참여당 김두관’이었다면 찍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연대의 힘이 증명됐다. 2012년에도 총선·대선 때는 어떤 과정을 거쳐 연대해야 한다고 보나?

“일단 경남도에선 민주도정협의회를 만들어서 야 3당, 시민사회와 함께하며 야권 통합의 질적 수준을 높여갈 것이다. 이번에 후보 단일화를 얘기하면서 ‘2012년까지 열심히 연대하고, 그다음엔 어느 지역은 어느 정당이 맡는다’ 그런 식으로 구두 논의는 있었다.”

-송영길·안희정·이광재 당선자와 함께 김 당선자도 차세대 리더로 평가된다. 도지사 임기 4년을 다 채울 건가?

“난 풀뿌리 자치운동가 출신이고 지방자치를 매우 중시한다. 시장·군수 잘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중간에 옮기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난 글쓰기나 ‘이슈 파이팅’은 잘 못하지만 조직을 맡으면 네트워킹을 잘해서 그 조직을 최고로 만드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정보와 사람을 잘 엮어서 경남을 ‘대한민국 번영 1번지’로 만드는 게 내 목표다.”

-경남을 발전시키고 나서 그 뒤에 계획은 뭔가?

“사람은 노력해서 되는 자리가 있고, 노력을 뛰어넘는 자리가 있다. 국회의원·도지사는 사람 노력으로 열심히 하면 되는 자리지만, 총리나 대통령은 노력한다고 되는 자리가 아니다.”

-한나라당에서 쇄신 파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계속 침묵만 하고 있으니 뭔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제일 걱정되는 건 이 대통령의 성품을 감안할 때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계속 ‘이대로’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계속 지금처럼 나아간다면 우리는 정말 피 터지게 싸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 계속 무소속 할 건가?

“도민들과 약속했으니 계속 무소속 할 수밖에 없겠다. 그렇지만 난 ‘색깔 있는 무소속’이지 ‘생각 없는 무소속’이 아니다.”

-민주당과 참여당의 통합은 어찌될 거라고 보나?

“민주당이 별로 양보 안 할 것 같고 참여당도 독자 노선으로 간다고 들었다. 합당하면 좋겠지만 독자적으로 가더라도 대선에서 연대하고 공동정부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김 당선자는 1959년 남해에서 태어나 남해종합고등학교, 경북전문대학을 졸업했다. 고향에서 지역지인 <남해신문>을 창간하고 편집인을 지냈으며 1995년 36살 때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장으로 초대 민선 남해군수를 지냈다. 참여정부 때 행정자치부 장관, 청와대 정무특보,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끝>

인터뷰 김의겸 선임기자,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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