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상 감사원 대변인(맨오른쪽)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청사 기자실에서 씨엔케이(CNK)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설 가족모임서 정보 알려 동생 2명 5억대 이득
비서는 행정전화로 1500여 차례 증권사 통화
자원외교 대상에 넣어 지원한 총리실도 책임
비서는 행정전화로 1500여 차례 증권사 통화
자원외교 대상에 넣어 지원한 총리실도 책임
감사원은 26일 ‘씨앤케이(CNK) 인터내셔널 의혹’과 관련해,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가 씨앤케이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과 관련한 허위 보도자료 배포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공직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로 배를 불린 사실도 확인돼, 이명박 정부가 역점을 두어온 자원 외교의 허술한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 김은석 대사가 ‘뻥튀기’ 홍보 주도 이 사건 의혹의 첫발은 민간기업인 씨앤케이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 추진과 관련한 홍보와 각종 의혹제기에 대한 해명을 외교통상부가 도맡았다는 점이었다. 감사원은 이를 주도한 이가 김 대사라며, 외교통상부에 그의 해임을 요구했다.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 4억2000만 캐럿’은 씨앤케이의 일방적인 주장이었지만, 김 대사는 2010년 12월17일 유엔개발계획(UNDP)과 충남대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보도자료를 내도록 했다. 2011년 6월28일에도 ‘카메룬 정부가 엄격한 대조 검토를 거쳐 공식 인정한 내용’이라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모두 근거가 없는 것들이었다.
또 감사원은 “다이아몬드는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의 6대 전략광물이 아니고, 관련 기관들도 씨앤케이 사업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총리실이 일방적으로 에너지협력외교 대상에 포함해 정부가 지원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김 대사가 씨앤케이를 위해 거짓 홍보에 나선 배경에 대해서는 속시원하게 밝히지 못해, 향후 검찰 조사가 주목된다.
■ 뒤로는 씨앤케이 주식거래로 ‘단맛’ 감사원은 김 대사가 2008년 12월과 2009년 1월 씨앤케이 오덕균 대표로부터 개발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설 가족모임에서 동생들에게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고 밝혔다. 김 대사의 동생 2명은 씨앤케이 주식 8만여주를 거래해 5억원대 부당이익을 얻었다. 김 대사의 또다른 친인척 3명도 씨앤케이 주식 거래에 나섰다. 김 대사의 비서도 농협에서 3000만원을 대출받아 씨앤케이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하더니, 업무시간을 이용해 수억원대 씨앤케이 주식을 거래했다.
2009년 1월 오 대표가 조중표 당시 국무총리실장을 방문할 때 비서관이었던 전 총리실 자원협력과장과 광물자원공사 팀장도 씨앤케이의 개발권 획득 신청 사실을 알고 본인과 친인척 등을 통해 부당 주식거래에 나섰다. 겉으로는 자원외교를 외치며 실제로는 관련자들 상당수가 제 뱃속 채우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감사원은 소속 부서와 기관에 이들의 징계와 인사상 불이익을 요구했다.
■ 박영준 차관 의혹은 ‘검찰 손으로’ 감사원은 또 다른 의혹 대상자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범죄 혐의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유희상 공보관은 “박 전 차관을 불러 강도 높게 조사를 진행했다.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나 사실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보도자료 작성 과정에서 김 대사가 박 전 차관과 일부 협의한 정황은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중표 전 총리실장도 오덕균 씨앤케이 대표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외교부와도 협의한 정황이 나왔다”며 “박 전 차관, 조 전 총리실장, 오 대표 등 3명과 관련된 조사 내용은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수사자료 제공은, 혐의가 의심될 때 이뤄지는 수사의뢰(요청)보다는 수준이 낮은 조처다. 하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자료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 결국 뭔가 의심할 만한 여지는 있지만 자신할 수는 없다는 얘기로, ‘공’을 넘겨받은 검찰 수사에서 어떤 내용들이 추가로 확인될지 관심이 모인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김은석 “감사결과 수용못해”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는 26일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날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이 엉터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변에 주식을 사라고 권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라며 “불순한 의도나 특별한 의도로 한 것이 아니고 중소기업의 성공신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 대사는 “검찰 수사를 의뢰한다고 하니 검찰에 가서 충실히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교부는 이날 김 대사를 직위해제 했다. 외교부는 또 입장 자료를 내어 “감사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우리 부 소속 연루자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징계 등 필요한 조처를 즉각 취하고,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김은석 “감사결과 수용못해”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는 26일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날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이 엉터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변에 주식을 사라고 권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라며 “불순한 의도나 특별한 의도로 한 것이 아니고 중소기업의 성공신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 대사는 “검찰 수사를 의뢰한다고 하니 검찰에 가서 충실히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교부는 이날 김 대사를 직위해제 했다. 외교부는 또 입장 자료를 내어 “감사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우리 부 소속 연루자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징계 등 필요한 조처를 즉각 취하고,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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