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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개혁성·서열 파괴, 대법 새바람 분다

등록 2005-10-19 19:14수정 2005-10-20 14:16

대법관 후보 제청
대법관 후보 제청
김황식·김지형·박시환씨 대법관 후보 제청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가 시작됐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19일 오후 김황식(57·사시 14회) 법원행정처 차장, 김지형(47·21회)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시환(52·21회) 변호사 등 3명을 새 대법관 후보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이번 대법관 제청은 그동안 정해진 서열에 따라 당연하게 대법관을 제청하던 기존의 관행이 상당 부분 깨졌다는 점에서, 대법원 변화의 첫 신호로 평가할 만하다.

이 대법원장은 이와 함께 장윤기(54·15회) 창원지법원장을 장관급인 법원행정처장 권한대행으로 임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장직을 맡았던 손지열 대법관은 20일부터 재판업무에 복귀한다.

이 대법원장은 취임 뒤 ‘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이익을 반영하기 위해 대법원 구성을 다양화하겠다”는 약속을 해왔고, 첫 인사에서 나름의 방식을 제시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번 인사에서 기존의 관행에 따른 이른바 ‘엘리트 법관’ 몫 1명, ‘비서울대 출신’ 1명, 외부 인사 1명의 기준을 정해 세 자리를 안배했다. ‘엘리트 법관’ 몫으로는 현재 대법원의 구성을 고려해 사법시험 14회에서 기용하기로 하고, 관행상 대법관 1순위인 김 차장을 제청했다. 막판까지 유력한 후보였던 이홍훈(14회) 수원지법원장 대신 김 차장을 선택한 것은, 두 사람이 광주일고 선·후배로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사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서울대’ 출신은 다음달 배기원 대법관이 퇴임하면 대법관 모두가 서울대 출신으로 채워지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다. 손용근(17회·한양대) 법원도서관장과 김지형 부장판사가 후보로 추천됐으나, 가장 아래 기수인 21회의 김 부장판사를 선택한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법원장이 평소 법원 안에 드문 노동법 전문가로서 개혁성이 뚜렷한 김 부장판사를 제청함으로써 개혁의지를 드러내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외부인사로는 박시환 변호사와 양창수 서울대 법대 교수가 추천됐으나, 박 변호사가 법원 내부에서도 신망이 두텁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유력한 후보자로 자리를 굳혔다.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는 ‘대법원의 정책법원화’라는 이 대법원장의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고법 상고부가 설치돼 대법원이 명실상부한 정책법원으로 거듭나면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지닌 인물들이 필요하다.


대법관 5명이 바뀌는 내년 7월도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법관 인선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대법원장은 학계에서도 대법관이 나와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몫도 다음 제청 때 반영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대법관 제청은 내년 7월로 예정된 5명의 대법관 제청과 묶어서 봐야 한다”며 “이번에 탈락한 6명의 추천자는 내년에 유력한 후보군이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 대법원장과의 오찬에서 대법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제청을 받고 이를 수용했으며, 곧 국회에 대법관 후보자 임명 동의를 요구할 예정이다.

이정석 대법원 공보관은 “이 대법원장이 각계각층과 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 의견을 두루 고려하고 대법관으로서의 자질과 건강, 봉사자세 등에 대한 심사·평가작업을 거쳐 제청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오늘 대법관 후보 3명에 대한 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수용했다”며 “앞으로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대법관 후보자들은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동의 절차를 거쳐 11월 중순께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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