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당내 논란이 되는 대선 경선 연기와 관련해 “지금 이재명 경기지사를 이기지 못할 거면 두 달 뒤에 어떻게 이기냐.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감의 문제”라고 23일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지사를) 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분 있으시겠지만, 저는 달리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원칙대로 경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박 의원은 “우왕좌왕 6월을 흘려보냈다. 빨리 이 문제가 정리되면 좋겠다”며 “경선 일정이 아니라 국민이 바라는 민주당의 미래로 후보들 간 세게 붙어야 한다. 더는 이런 문제로 연판장이니 세 대결로 국민을 짜증 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잡으러 (대선에) 나왔다고 했는데 다른 후보 잡으러 나왔다는 후보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만큼 윤 전 총장을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내가 꿩 잡는 매”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추 전 장관이 잡으려고 하는 게 꿩은 맞는지, 본인이 매는 맞는지도 증명해봐야 한다. ‘내가 매’라고 하려면 추 전 장관도 여러 가지 증명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허망한 지지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나는 한 시간만 주면 윤 전 총장의 정치적 밑천을 드러내겠다고 했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드렸다”며 “검증할 정책이 뭐가 있냐. 국민에게 손톱만큼 미래를 얘기한 게 뭐가 있냐. 검증할 것도 없고, 확인할 것도 없는 정치의 허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석학 만나서 과외받아서 이끌어나갈 나라가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도 안다. 국민은 윤 전 총장이 말하면 할수록 거듭 실망하고, ‘잘못 알았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왔으니 꼭 정치 (참여) 선언하고 준비한 내용을 말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용진-이재명 대결’이 민주당의 유일한 흥행 카드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전날 의총에서 경선연기를 찬성하든 반대하든 전제는 ‘이대로 가면 진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도. 우리 의원들도 불안감 가지고 있는 거 같다. 확 한 번 바꿔보라는 게 지지층의 요청이다. 민주당에서 누가 난리를 낼 수 있느냐”며 “제가 민주당의 하나 마나 한 경선에서 변동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선 일정 빨리 확정돼 링 위에 올라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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