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에 12일 간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서 “올해 상반기 국가 배후 해킹조직 공격으로 인한 피해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9% 증가했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보고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하태경 의원(국민의힘)이 전했다. 하 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달 1일 피해신고를 받고 현재까지 조사 중”이라며 “그동안 국정원은 서버관리자에게 패스워드를 바꾸라고 했는데도 연구원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아 북한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20㎏을 감량했지만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했다고 한다.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대해서도 “외교·안보를 계속 총괄하고 있고 최근 당 정치국회의에서 최초로 공개연단에 등장해 방역 민생 문제 토로하는 등 내치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대응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 일대 불법 월경 차단을 위해 감시초소를 증설하고 국경 차단물까지 설치하는 등 ‘방역 장기전’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오죽하면 바닷물로 유입될까 봐 방파제를 보완할 정도로 철저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 내 대규모 코로나 발병 징후나 백신 반입은 파악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도 백신을 맞았다는 동향은 없다고 한다.
지난달 정치국 위원 등 대대적 경질로 이어졌던 ‘중대사건’은 의주비행장에 새로 설치한 코로나19 방역용 소독시설 가동 준비 미흡과 전시비축 물자의 공급지연, 관리실태 부실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의주비행장의 방역장은 기존 군 비행장을 전용해서 지난 4월부터 북중 화물 운송 재개로로 사용하려고 했지만 가동이 계속 지연돼 왔다”며 “김 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간부 태만과 무능을 집중 비판한 뒤 고위 간부에 대한 인사 조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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