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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거물 저격수’ 윤희숙, 이번엔 이준석 정조준

등록 2021-07-14 17:20수정 2021-07-15 08:18

정치BAR_오연서의 러브레터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합의 뒤 국민의힘은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렸습니다. 원내지도부와 교감 없이 진행된 이 대표의 ‘깜짝 합의’가 1차적인 원인이지만 국민의힘 의원이나 대선주자들의 공개비판도 당내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그중 가장 눈에 띈 이가 윤희숙 의원입니다. 윤 의원은 12일 밤 두 대표의 합의 직후에 비판 글을 올린 데 이어 14일까지도 공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일 대선 출마 선언 뒤 이 대표와 만나 응원을 받았던 그가 이번에 유독 이 대표를 직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희숙 “제왕 리더십” 총대 메고 ‘저격수’ 나서

12일 밤 10시10분,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해놓고, 당의 철학까지 맘대로 뒤집는 제왕이 되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두 대표 합의가 발표된 뒤 2시간 만이었습니다. 그는 “젊은 당대표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수많은 이들의 신뢰를 배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10시간 뒤인 13일 오전에도 “문제는 4년 내내 국민을 현혹시킨 ‘전국민 돈뿌리기 게임’에 동조한 것”이라며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망가뜨린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내부 ‘철학의 붕괴’”라며 비판의 강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14일에는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당의 기조 등) 이런 걸 바꿀 때는 당원과 지지자와 의원 전부가 앉아서 정말 머리 터지는 토론을 통해서 바꿔야 되는 거지, 덜컥 바꿀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대표가 무엇을 하면 안 되는 지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대표가 젊은 당대표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미숙한 행동으로 당의 철학을 붕괴시켰다는 공격이었습니다.

‘저격수’ 이미지로 인지도 노리기?

윤 의원의 이 대표 비판은 대선 구도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지난 2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으로는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 의원의 약점은 낮은 인지도입니다. 지난해 국회 본회의 ‘나는 임차입니다’ 5분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 이후 별다른 미디어 노출이 없었고, 의정활동 경력도 짧아 윤석열·최재형 등 덩치 큰 주자들보다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지지층이 거부감을 가진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를 발빠르게 비판하면서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본소득과 맥을 같이 하는 재난지원금 문제는 윤 의원의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윤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를 거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으로, 당내에서 경제통으로 꼽힙니다. 이런 경력을 살려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줄곧 비판했습니다. ‘이재명 저격수’ 노릇을 했던 윤 의원이 이번엔 이 대표를 겨냥하며 초선 후보로서 갖는 인지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날 양당 대표 회동 관련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날 양당 대표 회동 관련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철학 대 기술’의 싸움판 짜며 출마 명분 굳히기

윤 의원이 이번 갈등을 ‘정치철학 대 정치기술’의 싸움으로 규정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윤 의원은 14일 <문화방송> 인터뷰에서 재난지원금 합의 뒤 논란이 커진 이유를 “대변인과의 소통 오류였다”고 한 이 대표의 해명에 대해 “정치적인 기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꾸 본질을 호도하고 기술로 대응하면 우리 당에 대한 지지자들이 굉장히 실망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제가 본 정치판에 정치는 없었다. 권력유지를 위한 정치기술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의 행보가 비판받아 마땅한 ‘정치기술’이라며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게 된 명분을 에둘러 강조한 셈입니다.

윤 의원은 앞으로 이른바 ‘정치기술자’ 사냥을 통해 자신의 체급을 계속 높여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저격수 이미지를 통해 ‘경제대통령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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