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반발로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한 여야 합의를 깨뜨리는 건 “아주 망하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유 전 총장은 27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원 구성할 때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와서) 너무 독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뭐든지 넘치면 화를 부른다”며 “원 구성하고 나서 입법 전쟁을 한다며 합의 없이 막 밀어붙이는 모습이 민심이 이렇게 돌아서게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을 11대 7로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쟁점이 됐던 법제사법위원장은 상원 기능을 제거하고 후반기에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하면서 당내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있었다.
유 전 총장은 ‘민주당이 당내 반발 때문에 철회한다거나 그럴 일은 없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선도 포기하고 깡통 차려면 뭔 짓을 못하겠냐”고 질타했다. 유 전 총장은 민주당이 애초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유도에 넘어간 것”이라고 봤다. 유 전 총장은 “당시 주호영 원내대표가 어떻게든 원구성 합의를 하려고 했는데 김 비대위원장이 그걸 틀었다”며 “그때 덥석 18개 상임위를 다 받는 게 독주하고 오만한 인상을 주도록 유도했다”고 짚었다.
한편 이재명 경기지사의 ‘백제 발언’과 이에 대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역주의 비판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 쪽에서 주장하는 호남 불가론) 그런 뜻은 저는 아니었다고 보는데 트집이 잡힐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한 것도 사실”이라며 “꼬투리 잡은 사람, 꼬투리 잡힐 만한 말을 한 사람 반반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