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과 석현정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11일 서울 용산구 공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20대 대선 유승민 예비후보와 공노총 대선정책기획단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을 찾아 자신의 연금개혁 공약을 강조하며 “공무원들이 연금개혁을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공노총 사무실에서 정책 간담회를 열고 “국가재정에 대한 부담이나 과거 공무원 연금이 생길 때 받았던 약속과 과거 스토리를 보시고 감안해달라”며 이렇게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번 대선에 출마하면서 △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연금개혁 △개혁 시점 이전까지 약속된 혜택은 인정하는 불소급 개혁 △논의 과정 투명 공개 △노인 빈곤층엔 공정소득(네거티브 소득세와 사회안전망) 제공 등을 담은 연금개혁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여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내며 공무원이 은퇴 후 받는 연금을 결정하는 ‘지급률’을 재직기간 1년당 1.9%에서 1.7%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내용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을 주도했다. 공노총은 이날 만남에서도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유 전 의원 주도로 통과된 법안을 ‘개악’이라고 평가했다.
공노총 관계자는 “사회적대타협을 만들었다는데 큰 점수를 줬고, 그래서 희생을 감내했다. 많은 부분을 감내했는데 공무원이 때려잡아야 하는 집단으로 매도되는 게 맞는가”라며 “(공적연금 강화 등) 공무원들이 희생했던 그 부분에 대해 향후 하자고 했던 약속들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여야가 함께 합의한 ‘공적연금 강화’ ‘공무원 인사정책 개선’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분명히 기억한다. 테이블 위에 서로 솔직하게 올려놓고 대화해서 합리적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노력을 서로 했으면 좋겠다”면서 “공무원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연금개혁을 공약하면 ‘도대체 표를 얻으려고 하는 짓이냐’ ‘선거 망치는 짓이냐’며 주변에 반대가 많다. (하지만) 20·30·40대는 자기가 나이 많아져도 연금을 못 받는 지경이 뻔히 보이는 상황이다. 각종 연금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국가재정에 부담이 생긴다”고 소신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노동조합과 각을 세웠던 보수 진영의 입장과는 다른 접근을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노동과 복지 분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전향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 중에도 ‘노조 타파’ 식으로 공약을 내세우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분명히 다르다”며 “노조는 타도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하고 설득할 대상이라는 정신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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