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두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오히려 인색한 평가를 내린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송 대표와 이 대표가 각각 34%, 37%로 엇비슷하게 나왔다. 그러나 각당 지지층의 평가에서 확연하게 갈렸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송 대표가 잘하고 있다’는 답은 51%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이 대표가 잘하고 있다’는 답은 36%로 이 대표에 대한 전체 긍정평가(37%)를 밑돈 것이다.
2012년부터 한국갤럽이 비정기적으로 진행한 정당 대표 지지율 조사를 보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대표에 대해서는 전체 지지율보다 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었다. 2012년 3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긍정평가는 52%였지만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82%가 긍정평가하며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2014년 황우여 대표(30%-44%), 2015년 김무성 대표(41%-62%) 때도 새누리당 지지층의 긍정평가는 국민 전체 평가를 웃돌았다. 그런 현상은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 조사에서는, 국민 전체 긍정평가(37%)와 국민의힘 지지층 평가(36%)가 처음으로 역전됐다. 한국갤럽은 “새누리당 지지층이 민주당 지지층보다 자당 대표 평가에 상대적으로 후한 편이었다”며 “현재 이준석 대표에 대한 평가는 다소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이 대표가 6월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대표에 올랐지만 그뒤 대선주자들과 갈등하며 내홍을 일으키면서 내부 비토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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