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왼쪽),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가운데)이 14일 오전 일본 도쿄 외무성 국제회의실에서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3국 간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14일 대북 인도적 협력 사업에 관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전날 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음에도, 안정적으로 한반도 정세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대화 상대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비핵화 진전과 무관하게 인도주의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접근성과 모니터링(점검) 관련 국제 기준을 충족하면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남북 간 인도적 협력 프로젝트(사업)를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의미 있는 신뢰 구축 조처를 모색하는 데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노 본부장도 “한-미 공동 대북 인도적 협력 사업과 관련해 양국은 최근 협의를 통해 상당한 진전을 이룬 바 있다”며 “북한이 호응한다면 즉시 협력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갖추어 놓는다는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쪽은 한·미·일 3자 회의에서 거듭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다.
성 김 대표는 오전 일본 외무성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의에서 “(미국은) 북한을 적대시할 의도가 없으며 전제조건 없이 만나는 데 (자세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때까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엄격히 이행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방침이 변함없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회의에는 노 본부장과 성 김 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참석했다.
노 본부장은 회의 뒤 전날 북한 <노동신문>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보도를 염두에 둔 듯 “(한·미 양국이) 최근의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외교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번에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보도에 관해 여러 가지 우려가 있었다”며 “(한·미·일 3국이) 적절한 틀에서 잘 대응하고 반응을 조율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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