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이후 한미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가운데 다음 주에는 에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방한하기로 하면서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번스 국장과 접견해 한반도 정보협력 강화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의 근간”이라며 “향후 긴밀한 정보협력을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번스 국장은 “한미동맹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정보협력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의 긴밀한 정보협력은 굳건한 한미동행을 지탱하는 힘”이라며 “국제범죄, 테러, 반확산, 사이버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정보협력이 더욱 심화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뒤 첫 방한을 환영하며, 늦었지만 세계 최고 정보기관 수장으로 취임한 데 대해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넸고 번스 국장은 “문 대통령이 보여준 한반도 평화 정착 의지와 노력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아프간 조력자의 원활한 이송을 적극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도 전했다.
한편 미국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헤인스 국장도 오는 17일 방한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당국 고위관계자들이 잇따라 방한하면서 대북 정책 관련 한-미 간 조율이 진행되는 모양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북미 대화 재개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사실 북한에 ‘구체적인 제안'을 한 뒤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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