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의 후보 현장연설 온힘…후보별 ‘버스 밀도’도 신경
“현장의 표심이 승부를 가른다.”
열린우리당 2·18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7일, 8명의 후보들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전당대회 당일 대의원들에게 던질 메시지를 손질하고, 특히 연설 연습에 몰두했다.
이날 추첨으로 결정된 연설 순서를 놓고도 각 진영의 희비가 엇갈렸다. 경선 레이스의 막판 최대 변수는 ‘현장 연설’인데, 연설을 몇번째에 하느냐도 변수가 된다는 것이다. 김근태 후보가 첫 연설자로 나서고, 이어 김영춘, 임종석, 조배숙, 김혁규, 정동영, 김부겸, 김두관 후보의 순서로 연설이 진행된다.
특히 혼전 양상인 3~5위권의 경우, 7분짜리 현장 연설이 승패를 결정적으로 판가름할 수 있다는 게 각 후보 진영의 공통된 판단이다. 2순위표의 경우 적게는 5%, 많게는 10% 가량의 부동표가 후보들의 현장연설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측된다.
당내에서는 지난해 4·2 전당대회 때 유시민 의원의 연설을 언급하는 이가 많다. 피를 토하는 듯한 유 의원의 연설은 대의원들의 ‘감성’을 파고들었고, 그는 예상을 깨고 지도부에 입성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그동안 최대 쟁점이었던 ‘자강론’과 ‘통합론’에 대해, 각 후보들이 자신의 주장을 얼마나 설득력있고 차별성있게 부각시키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설의 ‘기술’이 아니라 ‘내용’으로 대의원들의 ‘이성’을 자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후보 진영의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는 표심을 정확히 드러내지 않는 소극적 응답층이 많다”며 “마지막까지 후보들이 얼마나 집요하고 호소력있게 파고드느냐에 따라 뜻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후보별 지지 대의원들의 ‘결집도’ 역시 중요한 변수다. 전당대회 당일,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버스에 대의원들이 얼마나 들어찼는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난해 4·2 전당대회에서 막판 ‘뒷심 부족’으로 탈락했던 김두관 후보 쪽은 당시 패인을 “지방출신 지지 대의원들의 불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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