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김두관 연대
정의장 견제할지 촉각
정의장 견제할지 촉각
열린우리당 2·18 전당대회에서 40대 후보들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때 탈락설까지 나돌았던 김두관 최고위원은 여유 있는 표 차이로 3위를 기록한 반면, 임종석·김부겸·김영춘 의원은 줄줄이 쓴잔을 마셨다.
김 최고위원의 ‘약진’은 결집력이 강한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의 전폭적인 지지와 김근태 최고위원 쪽의 지원, 열정적인 현장 연설 등에 힘입은 바 크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4·2 전당대회에서 아깝게 탈락한 한을 푼 것은 물론이고, ‘영남권 대표주자’ 경쟁을 벌인 김혁규 최고위원을 제치면서 ‘차세대 지도자’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잡게 됐다.
특히 김근태 최고위원과의 ‘2~3위 연대’를 통해 정동영 의장 체제를 견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가 관심사다.
반면, 다른 40대 후보들은 예비경선에서 떨어진 이종걸 의원을 포함해 4명 모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참신한 이슈 제기를 통해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 실패한 데다, 조직의 열세를 넘어서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임종석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차세대 정치인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다. 임 의원은 ‘통합론’을 전당대회의 가장 큰 이슈로 이끌어냈고, 전대협 의장 출신다운 열정과 호소력 있는 연설로 대중성을 뽐냈다. 그러나 “당내 호남의 ‘대주주’인 염동연 의원의 등을 올라탔다”는 비판을 받는 등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창당 때 합류한 ‘독수리 5형제’ 가운데 차세대로 분류되는 김부겸·김영춘 의원은 조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참패했다.
‘386’ 세대인 오영식 의원은 “40대 재선 그룹들이 책임있는 대중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에게 분명한 메시지와 비전을 제시하는데 부족했고, 각개 약진함으로써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오 의원은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를 반성과 교훈의 계기로 삼아 각자의 생각과 힘을 모으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40대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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