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경기 김포시 김포골드라인 사우역에서 열린 김병수 김포시장 국민의힘 후보 지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 때리기에 막판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민주당 안에서도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이재명 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8일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입국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국내선 여객 수요의 절반이 김포-제주 노선인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공약한 김포공항 이전은 제주도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위원장이 지난 26일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언급한 ‘김포공항 이전을 통한 수도권 서부 개발’ 공약을 겨냥한 것이다. 이 공약은 국내 단거리 항공편 위주인 김포공항의 기능을 인천공항으로 흡수, 통합한 뒤 인천 계양-경기 김포-서울 강서로 이어지는 김포공항 및 주변 부지에 주택 20만호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김포공항 이전으로 상당수 수도권 시민들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인천공항을 이용할 경우 제주도의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최근 한달 동안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위원장의 공약을 비판하거나 ‘인성 논란’에 불을 붙이는 게시물을 연일 게재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 이재명 위원장이 신발을 신은 채 벤치에 올라가 연설을 하는 사진이나, 계양을 선거사무소 외벽에 걸린 현수막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해 가로수 나뭇가지를 짧게 쳤다는 주장 등이 ‘이재명 때리기’의 단골 소재였다.
이준석 대표의 행보는 6·1 지방선거 승리를 넘어 이번 선거 이후 예상되는 민주당의 혼란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대선 패배 이후에도 사실상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이재명 위원장은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내 당권 재편 과정에서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재명 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 차원의 선거 공약’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포공항 이전은 아직 당의 입장이 따로 정리된 것은 없다. 후보도 당장 하겠다는 취지는 아니지 않느냐”며 “공약의 타당성 등과 관련해서 추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