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1일 오후 당선이 확실시되자 분당 선거사무소에서 부인 김미경씨와 함께 꽃을 받아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집권여당의 3선 중진 의원으로 국회에 복귀하게 됐다. 안 후보는 당권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2일 0시50분까지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안 후보는 득표율 64.21%로 상대인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35.78%)를 크게 앞섰다. 안 후보는 1일 밤 11시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선거 캠프에 나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번 6·1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경기 오산과 시흥, 안양, 고양 등에서 같은 당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와 기초단체장 후보 등을 지원했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인천 계양을 지역도 넘나들었다. 유세를 통해 자연스레 제 사람을 만드는 ‘손때 묻히기’를 한 셈이다.
안 후보는 일단 내년 6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던 지난 3월 내각 불참 의사를 밝히며 “국민 옆에 다가가서 민생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중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표시했다.
안 후보의 당권 도전에는 두개의 장애물이 놓여 있다. 이준석 당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다.
이준석 대표와는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서로 가시 돋친 말을 주고받았다. 향후 당내에서 이 대표와 여러 사안에서 각축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윤핵관’ 역시 세력이 강성하다. 권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장 출신인 장 의원은 최근 대통령실의 특별감찰관제 폐지 기류에 제동을 걸었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장의 국무조정실장 내정을 철회시켰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윤 대통령이 ‘윤핵관’ 출신 대표를 만들어 당 장악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불과 몇달 전까지 ‘다른 당 사람’이었던 안 후보로서는 중량감에 걸맞은 세력 확보가 급선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당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포럼 등에 안 후보가 몇번 초대받아서 강연했다”며 “그런 인연을 중심으로 보폭을 넓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대표직을 거머쥐면 공천권을 행사하고 2024년 4월 총선을 지휘할 수 있다.
이재훈
nang@hani.co.kr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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