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떠나며 “경멸·증오는 존중·사랑으로 이겨주길”

미국 1년 유학길 올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 전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처음 출근한 7일, 지난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출국에 대해 여러 시비가 있다는 걸 안다”며 “어떤 사람들은 ‘국내가 걱정스럽다며 어떻게 떠나냐’고 나무라지만,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1년간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공부할 예정이다.

출국장에 배웅 나온 지지자들에게 이 전 대표는 “(대선 경선 패배 뒤 미국으로) 바로 가고 싶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것이 맞겠다 싶었다. 많은 걱정이 있지만 여러분들도 지금까지 해오신 것처럼 충정으로 헌신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을 경멸하고 증오한다, 그걸 여러분이 존중과 사랑으로 이겨주길 바란다. 어떤 사람은 저주하고 공격한다, 이걸 여러분이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당내 갈등과 반목의 상징인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 공격에 ‘의연한 대처’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국가란 매우 숭고한 의무를 가진 조직”이라며 “그런 것을 항상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 뒤 당권 다툼의 각축장이 될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전 대표가 출국하지만 당 상황에 따라 조기 귀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공항에 나온 설훈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이낙연 대표가 1년 계약으로 가지만, 지구는 한 곳이기 때문에 미국에 가 있어도 여러분이 오라 하면 오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