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동정 기류’ 고개
지도부는 결단 촉구
지도부는 결단 촉구
‘의원직 사퇴는 물건너 가나?’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한 최연희 의원(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주 내내 그의 의원직 사퇴설이 나돌았지만, 사건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최 의원은 최근 한나라당 지도부에 간접적으로 ‘서운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까지 한 마당에, 당이 의원직 사퇴를 요구해 정치적 사형선고를 내리려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그의 불만 표출은 당 안팎의 ‘동정 기류’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부산 출신의 한 의원은 “지은 죄만큼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다수 의원들은 의원직 사퇴는 무리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화 한나라당 의원과 한광원 열린우리당 의원이 최 의원을 두둔하는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최 의원의 보좌관은 “지역구인 동해·삼척에선 ‘왜 대응을 하지 않느냐’라는 지지자들의 요구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 의원이 반전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여론이 잠잠해지면 직접 해명에 나설 수도 있다”며 “이를 통해 명예회복을 시도하고 의원직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는 최 의원 문제를 털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5일 “이미 자택까지 가서 사퇴하라는 뜻을 전했으면 최 전 총장도 당의 의지를 파악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거듭 결단을 촉구했다. 박근혜 대표도 이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은 말과 행동에 세심한 배려와 인내를 가져야 한다”며 에둘러 최 의원을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권역별 기초단체장 가운데 적어도 1명씩을 여성 후보로 공천하고, 지방의회 공천자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기로 하는 등 지방선거 공천 여성 우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당분간은 최 전 총장이 사태를 주시하겠지만 3·1절 골프가 문제가 된 이해찬 총리가 물러난다면 최 전 총장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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