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 출석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늑장 대응’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에게 “이미 골든타임을 지난 시간이었다. 제가 그 사이에 놀고 있었겠냐”고 되받아쳐 빈축을 샀다.
이날 국조특위 회의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의 이태원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 장관이 참사가 일어난 10월29일 오후 11시20분 첫 보고를 받았는데 85분이 지난 0시45분에 참사 현장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현장 도착이 늦어진 배경을 묻는 윤 의원에게 이 장관은 ‘수행하는 기사가 경기도 일산에서 서울 압구정의 자택까지 오는 걸 기다렸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이 “통상적인 사람이라면 택시라도 타고 지시를 내리면서 간다. 80분이라는 시간을 낭비한 거다”라고 지적하자 그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시간은 이미 골든타임을 지난 시간이었다”고 되받아쳤다. ‘이미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넘겼으니 늑장 대응이 아니다’라는 취지다. 정부는 119에 압사를 우려하는 첫 신고가 들어온 밤 10시15분을 참사 발생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이 장관의 발언에 회의장에선 야당 의원들의 항의와 비판이 쏟아졌다. 이 장관은 그럼에도 “제가 그 사이에 놀고 있었겠나.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시라”며 거듭 반박했다. 그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는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도 논란이 거듭되자 이 장관은 결국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이날 밤 기관보고가 속개되자 “제가 골든타임을 판단할 능력과 자격이 없는데 성급한 발언이었던 것 같다”며 “이 점에 대해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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