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전국 지역위원장, 보좌진 등 민주당 관계자들이 1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27일)을 앞둔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6월 이후 줄곧 국민의힘에 우위를 유지해온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8개월 만에 오차범위 밖에서 역전당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살 이상 성인 남녀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0%포인트)를 보면, 국민의힘은 지난 조사보다 2.5%포인트 오른 45.0%, 더불어민주당은 2.9%포인트 내린 39.9%를 기록했다. 오차범위를 벗어난 열세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지난해 6월 4주차 조사 뒤 약 8개월 만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정당 지지율 추이. 리얼미터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서도 지지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로 보면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에서 지난주(56.6%)보다 5.8%포인트 떨어진 50.8%를 기록했고, 지역별로도 광주·전라 지역에서 지난주(62.1%)에 견줘 3.6%포인트 하락한 58.5%를 기록했다. 대전·세종·충청 등 중원에선 10.0%포인트가 빠져나가며 47.5%에서 37.5%로 내려앉았다. 진보층에서도 지난주(75.2%)보다 지지도가 3.2%포인트 떨어졌다. 이 대표가 당대표를 맡은 뒤 제기되어온 ‘검찰발 사정 정국’ 악재가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라는 이벤트로 인해 일시적인 꽃가루 효과를 누리는 것뿐’이라고 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 수사로 인한 리스크는 이미 몇달 전부터 당 지지율에 반영돼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이준석계 등 여러 후보가 출마하며 여당 지지층의 관심이 높아 (이들의) 조사 응답률이 높지만 전당대회 국면을 지나면 다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계파색이 옅은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 처리되고 나면 (당) 지지도는 좀 더 떨어질 것”이라며 “추락한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2차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의원들의 계산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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