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엿새 앞두고 민주당이 따로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투표를 하되 ‘부결’에 힘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3~4월로 전망되는 기소 국면까지 이어질 ‘체포동의안 정국’에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탈표 단속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검찰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방향을 놓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뒤 브리핑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관련 당론 채택 여부는 논의조차 할 필요 없는 사안이라 판단했다”며 “민주당 의원 모두 자율적이고 당당하게 투표에 임해 무도한 야당 탄압을 함께 막아내자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확인된 총의가 27일 표결에서 흔들림 없이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299명) 과반이 출석해 재석 의원 과반이 반대하면 부결되는 요건을 고려할 때 다수당(169석)인 민주당 표만으로도 ‘부결’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기록하며 지도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검찰이 향후 ‘영장 쪼개기’ 전략을 취하며 거듭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보낼 거란 시각이 많은 가운데, 당 지지율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2차 체포동의안이 도착했을 때 ‘부결’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향후 기소 국면까지 장기화할 체포동의안 정국을 이어갈 동력을 확보하려면 “이탈표가 한자릿수에 머무느냐, 두자릿수까지 확대되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당내 공통적 의견이다.
21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요청서가 접수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당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여론조사 관련 해명자료를 제공하는 한편 기자간담회를 열어 ‘단일대오’ 유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문진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조사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전당대회 효과로) 전화 응대 속도가 빨라지고 보수 과표집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당의 지지율이 빠진 게 아니다”라며 방어에 나섰다.
이 대표도 직접 검찰 구속영장 청구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의원들 마음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의원들도 많이 피로할 수 있을 텐데 당대표로서 의원들에게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며 몸을 낮췄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대선이 끝나고 특수부 수사가 들어올 거라곤 예상했지만 이렇게 없는 죄를 만들 줄은 몰랐다”며 직접 구속영장 내용을 반박하는 등 소명에 나섰다고 박성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계좌 추적은 물론 주변을 다 털어도 나온 게 없고, 영장에도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고 해명하는 한편,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부당한 행정 처리가 없다는 게 영장에도 드러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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