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힌 뒤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취임 100일을 맞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여당이 대통령 눈치만 보는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두고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건강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듯 “김빠지면 맹물만도 못한 ‘사이다 정치’가 아닌 ‘와인 정치’를 추구하겠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임 이후 시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난 100일이 당내 혼란을 극복해 당을 안정화하는 데 방점을 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외연 확장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겠다”며 “그간 지지받지 못했던 세대, 지역에서도 우리의 진정성이 전달되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의 열쇳말로 도덕성 확립과 시스템 공천을 들었다. 그는 “여의도 제1당이 ‘중도·무당층’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국민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는 이유는 각종 불법과 부정부패, 비위 등 도덕 불감증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도덕성을 가진 인사들과 철저하게 선을 그어 수준 높은 도덕성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대통령실 코드 맞추기에 열중했다’는 당 안팎의 비판 목소리를 놓고서는 “대통령실과 당이 화합을 잘하면 ‘(당이 대통령실에) 이끌려간다’고 하고, 서로 대립하면 ‘갈등을 겪는다’고 한다”며 “(당이 대통령실에) 종속된다는 표현은 전혀 동의할 수 없고, 매우 건강한 화합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사이다는 그때그때 시원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김이 빠지면 맹물만도 못하다”며 “사이다 정치를 추구하지 않고, 숙성시키면서 좋은 맛과 향을 내는 와인 정치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사이다 정치를 한다’는 평가를 한때 받은 이재명 대표를 에둘러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깜짝 발표한 ‘국회의원 정수 30명 축소’ 주장을 두고선 “의원 정수 감축은 국민 요청”이라면서도 “적절한 시점에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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