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법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7월1일 개통하는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 개통식에 지역구 야당 의원들의 참석을 막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해당 지역 자치단체장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참석자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치적을 부각하려고 의도적으로 야권 인사를 배제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고양 갑)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대곡-소사구간 개통식에) 당연히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초청받은 다음 날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국토부 주관 행사로 알고 있는데 왜 저의 초청이 취소됐는지, 누가 결정한 것인지 알려달라”고 질의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고양 대곡에서 부천 소사를 잇는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 개통식에 고양·부천 지역구 야당 의원들이 초청을 받아 참석할 예정이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할 수 있는 행사여서, 참석예정 의원들은 신상 자료도 대통령실에 제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별다른 설명 없이 갑작스레 참석 취소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지난 10년간 고양·부천 의원들이 (대곡-소사선 개통을 위해) 정말 애를 많이 썼다. 광역철도를 일반철도로 바꾸고, 지역분담금 조정하고 국비 425억원 만들어 내고 애를 쓴 사람 중에 저도 하나”라며 “경기도지사도 못 오게 하고 고양·부천 관련 의원 전부 못 오게 했는데, 이런 경우를 처음 겪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에서 고양갑에 원희룡 장관을 공천한다는 보도가 있다”며 “반드시 참여해야 할 경기도지사도 못 오게 하고, 관련 국회의원도 못 오게 하고 그렇게 해서 대통령이 참석하시면 ‘사전선거운동하러 오는 거 아니냐’는 게 지역구민들의 입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원 장관은 “이 자리에서 즉답할 수 없고 파악을 해 보겠다”고 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고양을)도 “갑자기 취소통보를 받고 국토부에 확인해봤다. ‘대통령경호실 측에서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취소하라고 통보했다’고 국토부 직원에게 들었다”며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나 (해당 노선 개통을 위해) 힘썼던 여러 의원이 지역을 대표해서 참석해야 하는 자리를 이런 식으로 오라 가라 할 수 있는 사안인가”라고 했다. 원 장관은 “파악해보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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