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 임기를 마치는 게 치욕스러웠다’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알박기 인사’들은 물러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 발언을 빌미로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인사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을 겨냥해 “그렇게 치욕스러웠으면 중도 사퇴가 떳떳한 태도인데, 3억 연봉 다 챙기고 이게 무슨 염치 없고 위선적인 망발인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율배반적이고 모순적인 치욕감이 김 위원장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알박기 인사들의 공통된 정신세계일 수 있다”며 “정부의 국정운영을 도울 생각 없이 어깃장을 놓고 끝까지 돈과 지위를 챙기는 건, 국민과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행태이며 문자 그대로 치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감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현재 알박기 인사로 지목되는 분들 가운데 치욕감을 느끼는 분이 있다면 본인의 위선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라며 “정부를 도울 생각이 없다면 깨끗하게 자리에서 물러나 그 치욕감에서 해방되기를 권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당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은 꿈도 꾸기 어려운 고위직을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스스로 임기를 꽉 채워 퇴임하고 이제 와서 치욕 운운하는 게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대통령 밑에서 일하는 것을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공직자가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치욕을 감추고 녹봉 타 먹는 제2, 제3의 김은경이 있다면 그만, (직을) 내려놓으라”라고 썼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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