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혼부부 주거안정 대책 관련 가상의 결혼식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더 많은 신혼부부가 주택자금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청년 정책을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부부합산 소득 기준은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는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결혼 페널티 정상화’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신혼부부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저금리 주택 구매자금 대출 특례를 받으려면 부부합산 연 소득 7천만원 이하여야 하고, 전세자금 특례대출을 받으려면 부부합산 연 소득 6천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 때문에 기준 소득을 초과하는 신혼부부들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위장 미혼’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당의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디딤돌 대출과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의 소득요건 완화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기준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달 4일 ‘2023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신혼부부 주택구입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기존 7천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전세자금 특례대출 소득 기준은 6천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상향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보다 더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게 당의 구상이다.
당 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장을 맡은 김기현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구체적 금액은 더 추가논의를 할 텐데, 지금보다 더 상향 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인 김병민 최고위원도 한겨레에 “정부에서 오는 10월부터 신혼부부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주택구입, 전세) 각각 8500만원과 7500만원으로 상향할 것이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그보다 더 올려나갈 것”이라며 “현재 소득기준보다는 대폭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데에는 (당정이) 공감대를 당연히 이뤘다”고 말했다.
신혼부부의 주택청약 기회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는 부부당 주택청약 1회만 신청 가능한데, 혼인신고를 해도 부부 개별로 청약을 신청할 수 있게 해 2회로 늘린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청년들이) 주택문제 때문에 좌절하고 주택문제 때문에 결혼을 주저하고 아이 출산을 주저하게 된다”며 “혼인신고가 역차별이 되지 않고 보너스가 될 수 있게 하는 정상화 대책을 하나씩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결혼 장려 차원에서 신혼부부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한도를 양가 합산 최대 3억원까지 확대하는 세법 개정안도 발표했다.
이날 당사에서 열린 발표회는 실제 이번달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한쌍을 초청하는 등 ‘가상 결혼식’ 형태로 진행됐다. 김 대표는 ‘국민 주례자’ 명찰을 달았고, 예복을 입고 면사포를 쓴 예비부부에게 ‘모형 아파트’를 선물하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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