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가 14일 임명자 당직자들의 총사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의 안정과 발전적 도약을 위한 임명직 당직자들의 결단을 존중하고, 그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당이 되도록 면모를 통합형으로 일신하고, 민생을 우선으로 하며, 개혁정당으로 발전적 도약을 해나갈 수 있도록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당대표 사퇴론을 일축하고, 현 지도부 체제를 재정비해 당을 쇄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들은 이날 오전 유상범 수석대변인 명의의 서면 공지에서 “당의 안정과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퇴한다”고 밝혔다. 당대표가 임명하는 당직자에는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전략기획·조직부총장, 수석대변인, 여의도연구원장, 지명직 최고위원 등이 포함된다.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3일 만에 나온 총사퇴 결정으로 선거 패배에 책임지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등은 자리를 지켜, 당내에서도 꼬리자르기란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패전의 책임은 장수가 지는 것이다. 부하에게 책임을 묻고 꼬리자르기 하는 짓은 장수가 해선 안될 일”이라며 “그 지도부로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국민이 탄핵했는데 쇄신 대상이 쇄신의 주체가 될 자격이 있나. 모두 지도자답게 처신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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