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단독으로 ‘민주유공자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운동권 출신들은) 더이상 민주화 세력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청산돼야 할 기득권세력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윤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을 “묻지마 운동권 셀프 특혜법”이라고 규정한 뒤 “민주당에서 민주유공자법을 추진하는 핵심세력은 운동권 출신으로, 이들은 민주화 운동 경력을 내세워 정치권 진입하고 입신양명한 사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민의 따가운 눈총이 두려워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 다수의석을 갖고도 추진하지 않았던 악법을, 21대 국회 마지막에 강행하는 입법폭주에 깊은 탄식을 금할 수 없다”며 “국회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지, 운동권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지 민주당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화 보상법도 모자라 민주유공자법까지 만드려는 것은 민주화를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오만한 발상이며, 민주화를 기득권과 특권으로 사유화하려는 행위”라며 “국민의힘은 586 운동권의 기득권을 법으로 못 박아 두려는 민주유공자법을 단호히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이중, 삼중의 장치를 만들어놨다는 것이다. 민주유공자법은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등에서 국가 폭력 피해를 인정받은 829명을 대상으로 등록 신청을 받되,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결정을 하도록 했다. 또한, 국가보안법, 폭력과 같은 형법 등을 위반한 사람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정무위 소속 김성주 의원은 한겨레에 “군부독재에 항거한 박종철, 이한열 열사는 법상 고문의 희생자, 최루탄의 희생자일 뿐이지 유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예우할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만들어진 법”이라며 “민주화운동을 하다 부상 당하면 국가가 의료혜택을 주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논란이 될 만한 특례 조항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민주주의에 반대하고 독재 정권의 편에 서서 특혜를 누렸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이 법에 반대하는 것 아니냐”며 “14일 안건조정위·전체회의에 불참·퇴장하며 법안 논의를 거부한 건 국민의힘이다. 민주당의 ‘일방 처리’가 아니라 국민의힘의 ‘일방 퇴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의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민주유공자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등에서 국가 폭력 피해를 인정받은 이들 중 요건에 부합하는 이들을 유공자로 예우하고 본인 또는 가족에게 의료 지원, 양로 지원을 하도록 했다.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은 각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5·18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로 유공자로 인정받지만, 1980년대 박종철·이한열 열사 등은 현행법상 유공자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졌다. 민주당은 지난 7월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민주유공자법을 단독 통과시킨 바 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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