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우외환.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는 비주류의 거센 압박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다는 결과가 나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24일 한겨레에 “지도부에 비공개로 공유된 당 자체 일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간 것으로 보고됐다”며 “당분간 ‘한동훈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를 계기로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 신상품’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를 둘러싼 관심이 당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한 지명자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쌍특검법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국민의힘 지지율이 다시 꺾일 수 있다. 공정한 이미지로 갈 것이냐, 윤석열 대통령을 보호하는 이미지로 갈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예고해온 대로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인데, 한 지명자가 이에 동의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단 얘기다.
김 여사 특검법은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의 수직적 관계 개선 첫 시험대로 꼽히는데, 한 지명자가 이를 거부한다면 당 혁신의 첫발부터 꼬이는 형국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혁신을 통해 자체적인 지지율 상승의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외부 변수의 ‘반사효과’에 의존하는 건 민주당으로서도 부담이다.
쇄신과 통합은 민주당 내부의 원심력을 줄일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연말까지로 시한을 못박은 채 ‘근본적 변화가 없을 경우 신당 창당’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는 이날 조찬 회동을 하면서 “이재명 대표가 당의 통합과 혁신을 위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 쪽 관계자는 “두 전 총리가 이재명 대표와 (3명이) 같이 만날 수 있고, 필요하면 이낙연 전 총리도 같이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으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 쪽 관계자도 “이 전 총리가 성급하게 앞서 나가는 것도 맞지만, 이 대표도 이 전 총리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당이 통합을 하려면 총선 후보자 검증과 공천을 객관적으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김부겸 전 총리를 만났고, 오는 28일엔 정세균 전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주중엔 공천관리위원회도 발족한다. 당 안에선 이를 계기로 이 대표가 비주류의 요구에 어느 정도 부응하는 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낙연 전 총리는 물론,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등이 이 대표 사퇴를 전제하고 있어 이 대표 쪽과 이견이 크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통합 비대위는 당내 공감대가 없는 주장인데다가, 대화해서 합의점을 만들어갈 만한 제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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