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여야 원내대표와 조찬회동을 하기 전에 당·정·청 수뇌부가 만나 ‘사립학교법 개정 불가’라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정작 조찬회동 때 “여당이 양보하라”고 권고해, 노 대통령의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1일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명숙 총리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등 당·정·청 수뇌부 4명은 지난달 28일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사학법 처리 문제와 관련해 모임을 열었다.
이들은 “사학법은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1년 정도 시행해 본 뒤 문제점이 나타나면 그때 고치자”라고 합의했다고 한다. 이런 내용은 이 비서실장을 통해 노 대통령에게 곧바로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29일의 조찬회동에서 오히려 김 원내대표한테 양보를 권고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조찬회동에 참석했던 김 원내대표는 예상하지 못했던 노 대통령의 권고에 상당히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회동이 끝난 뒤 이 비서실장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지만, 이 실장도 “대통령이 밤새 고민한 뒤 바꾼 생각을 난들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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