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후보 동교동 방문·정 의장도 광주행…민주 “선거때만 찾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울 동교동 자택을 찾아갔다. 최근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전격 영입한 박선숙 전 환경부 차관이 동행했다. 박 전 차관은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입’ 노릇을 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도 전날인 8일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광주를 찾아가 하루를 묵었다. 정 의장은 오는 13~14일 다시 호남을 찾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다시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의 이런 움직임은,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집토끼’(고정 지지층)로 불리는 호남 출신 유권자의 마음을 잡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최근 광주에서 정당 지지율이 17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호남에 더욱 매달리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호남 표심은 호남 선거 뿐 아니라, 수도권 내 호남표 결집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호남 지역 석권’을 다짐하며, 열린우리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서 “열린우리당은 지방선거가 끝나면 없어질 당”이라며 “50년 전통의 당 역사를 되살려 호남 지역을 석권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박주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장전형 대변인은 “서울시장 선거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정치적 제자인 오세훈 후보, 노무현 대통령의 제자인 강금실 후보, 김 전 대통령의 계승자인 박주선 후보의 싸움”이라며 “강 후보가 왜 동교동에 가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그는 “선거 때만 호남을 찾지 말고 초지일관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전남 함평 나비축제 참석 등 장·차관들의 호남 방문 일정을 일일이 언급하며 “열린우리당 후보들을 간접 지원하려는 속보이는 봄나들이”라고 비난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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