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 등 열린우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책임을 맡은 ‘8인 위원회’ 위원들이 9일 오후 국회 당의장실에서 비대위 구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참정련·개혁당 그룹은 스스로 “참여 않기로”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 출범
열린우리당은 9일 임시 지도부 구성 권한을 가진 ‘8인 인선위원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의장으로 김근태 전 최고위원을 선임하는 등 모두 15명의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5·3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정동영 전 의장이 사퇴한 이후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졌던 열린우리당은 창당 이후 4번째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키며 수습방안 모색에 나섰다.
비대위 집행기구인 상임위는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외에 3선의 문희상·이미경·정동채 의원, 재선의 김부겸·정장선 의원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또 3선의 배기선·이석현 의원, 재선의 유인태·이호웅·이강래·박병석 의원, 초선의 박명광·윤원호 의원 등 8명은 비상임 위원으로 선임됐다. 비대위는 집행기구인 상임위와 의결기구인 15인 전체회의로 구분돼 운영된다. 비대위는 오는 12일 첫 회의를 연다.
정파·지역·선수별 안배=우상호 대변인은 ‘화합과 효율성’을 인선 원칙으로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원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정파와 지역, 선수를 철저히 안배한 흔적이 역력하다.
최고위원에 해당하는 상임위원 7명 가운데 이미경·김부겸 의원은 김근태 의장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정동채·정장선 의원은 정동영 전 의장 계열로 분류되며, 특히 정장선 의원은 ‘김근태 체제’에 제동을 걸어온 당내 보수성향 의원들의 정서를 대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 의장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던 문희상 의원은 청와대 쪽과의 가교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임위원 가운데 유인태·이호웅 의원은 김 의장과 호흡을 맞춰 갈 것 같다. 이강래·박명광·박병석 의원 등은 정동영 전 의장과 교감해온 인물들이다. 초선인 윤원호 의원은 여성 및 영남 몫이며, 배기선·이석현 의원은 중립적인 중진그룹이다. 유인태·배기선 의원은 원래 상임위원에 거론됐으나 보수성향 그룹의 반대와 본인들의 고사 등으로 막판에 정장선 의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이날 ‘8인 인선위원회’의 이용희 위원장을 미리 만나 비대위원 인선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 의장 운신의 폭은?=김근태 의장은 이날 비대위 인선이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5·31 지방선거 이후 열흘 동안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말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며 “민심의 무서운 심판에 대해 어떤 토도 달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국민의 말씀을 잘 듣는 사람이 되겠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장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제약 요인이 적지 않다. 우선 비대위 구성원이 15명이나 되는 것 자체가 그의 행보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상임위가 결정을 내려도 15인 전체회의에서 부결되면 일을 할 수 없는 구조다. 또 지도부 안에 만만치 않은 견제세력이 포진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중진그룹이 목소리를 내면 김 의장은 운신을 크게 제약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의 처지가 워낙 위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김 의장이 적절한 정치력을 발휘하고 지도부 구성원들이 발목을 잡지 않으면 안정된 지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김 의장의 정치적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개혁당 그룹 배제=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김두관 전 최고위원 등이 참여해온 참여정치실천연구회(참정련)나 개혁당 그룹은 철저히 배제됐다. 15명의 비대위원 가운데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만한 인물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를 두고 당 한쪽에선 “개혁당이나 참정련 쪽을 ‘왕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지만 참정련 쪽은 “최근 내부 모임을 열어 이번 비대위에는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구성원들 사이에 지금은 목소리를 낼 국면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최고위원에 해당하는 상임위원 7명 가운데 이미경·김부겸 의원은 김근태 의장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정동채·정장선 의원은 정동영 전 의장 계열로 분류되며, 특히 정장선 의원은 ‘김근태 체제’에 제동을 걸어온 당내 보수성향 의원들의 정서를 대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 의장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던 문희상 의원은 청와대 쪽과의 가교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임위원 가운데 유인태·이호웅 의원은 김 의장과 호흡을 맞춰 갈 것 같다. 이강래·박명광·박병석 의원 등은 정동영 전 의장과 교감해온 인물들이다. 초선인 윤원호 의원은 여성 및 영남 몫이며, 배기선·이석현 의원은 중립적인 중진그룹이다. 유인태·배기선 의원은 원래 상임위원에 거론됐으나 보수성향 그룹의 반대와 본인들의 고사 등으로 막판에 정장선 의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이날 ‘8인 인선위원회’의 이용희 위원장을 미리 만나 비대위원 인선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 의장 운신의 폭은?=김근태 의장은 이날 비대위 인선이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5·31 지방선거 이후 열흘 동안 ‘민심은 천심이다’라는 말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며 “민심의 무서운 심판에 대해 어떤 토도 달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국민의 말씀을 잘 듣는 사람이 되겠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장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제약 요인이 적지 않다. 우선 비대위 구성원이 15명이나 되는 것 자체가 그의 행보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상임위가 결정을 내려도 15인 전체회의에서 부결되면 일을 할 수 없는 구조다. 또 지도부 안에 만만치 않은 견제세력이 포진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중진그룹이 목소리를 내면 김 의장은 운신을 크게 제약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의 처지가 워낙 위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김 의장이 적절한 정치력을 발휘하고 지도부 구성원들이 발목을 잡지 않으면 안정된 지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김 의장의 정치적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개혁당 그룹 배제=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김두관 전 최고위원 등이 참여해온 참여정치실천연구회(참정련)나 개혁당 그룹은 철저히 배제됐다. 15명의 비대위원 가운데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만한 인물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를 두고 당 한쪽에선 “개혁당이나 참정련 쪽을 ‘왕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지만 참정련 쪽은 “최근 내부 모임을 열어 이번 비대위에는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구성원들 사이에 지금은 목소리를 낼 국면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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