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정책이견 조율”…여 난상토론

김근태 의장 ‘민생우선론’ 적극 추진키로
오해 받을수 있는 ‘개별 언행’ 자제 주문

열린우리 비대위원 워크숍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5·31 지방선거 참패 원인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당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열린우리당은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비상대책위원 워크숍을 열었다. 지도부 구성이 늦어지는 바람에 선거 참패 2주만에야 마련된 자리다.

김근태 의장을 비롯한 비상대책위원 15명과 염동연 사무총장, 이계안 비서실장, 이광재 전략기획위원장 등 참석자들은 김 의장이 위기극복 방안으로 제시한 ‘민생우선론’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방선거는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에 대한 냉혹한 중간평가이자, 철저한 심판이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열린우리당이 개혁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국민들이 느끼는 거리감이 컸다”는 진단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국민들은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열린우리당은 왜 엉뚱한 얘기만 하고 있느냐’고 질책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번 정해진 정책 방향을 끝까지 관철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특히 최근 불거지고 있는 당·청간 정책적 이견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워크숍에 앞서 “지금은 마케팅할 시점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을 경청하면서 상황을 파악하는 정신력이 필요한 때”라며 “단편적 정책 하나 하나에 매달리면 당·정·청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분위기를 다잡는데 주력했다.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개별 언행’을 자제해 줄 것을 적극 주문하기로 했다. 새 체제가 뿌리내리기도 전에 여권내 갈등이 분열 양상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김 의장은 이날 “열린우리당은 백척간두에 서 있다. 한 발만 헛딛으면 오합지졸로 전락할 수 있다. 할 말은 가슴에 담아두고 질서있게 토론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의원 간담회를 진행한 뒤 전체 의원 워크숍을 열어 당 진로와 관련한 최종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또 오는 16~17일 광주와 전주에서 지방선거 출마자와의 간담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지역별로 선거 패인과 관련한 토론의 장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지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