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의장 ‘집중 인터뷰’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미국의 신속협상 권한을 고려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에 매여서 협상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 <한겨레>와의 집중 인터뷰에서 “미국은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협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농업과 금융, 사업 서비스 부분에서 부담을 져야 하는 영역과 계층의 반발은 정치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한을 정해놓고 무모하게 추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협정을 서두르면) 국내에서 최대의 긴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결국 한-미 사이에 결론을 맺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의장의 이런 태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될수록 조속히 추진하려는 청와대·정부 쪽 방침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에서 김 의장은 “기조와 근간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질서있는 토론이 제한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실거래값 적용으로 심리적으로 광범위한 계층에 부담이 발생했고, 잘못하면 정책 실패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서 기술적 조정이 필요한 측면이 있는데, 자칫하면 근간과 기조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복지예산 확보 방안을 두고, “‘작은 정부’ 요구에 대해 설명을 충분히 해서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증세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적으로 경제성장을 하는 부분에서 가령 50%를 세금으로 내라고 하면 국민들이 비교적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정치적 힘이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 증세를 정책적으로 실현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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