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 반응
지난해부터 시작된 여권의 개헌 ‘군불때기’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있는 ‘아랫목’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임채정 국회의장이 17일 밝힌 ‘헌법연구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환영했지만, 한나라당은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개헌 주도는 정권연장 술책에 불과하다”며 “국회의장이 나설 시점도, 나설 입장도 아니니, 개헌 논의는 이쯤에서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기자들에게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도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제기되는 개헌 논의가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정계개편 등 정치적 의도를 깔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태도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개헌 논의는 대통령 후보들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뒤, 시간을 갖고 다음 대통령 임기 중에 차분히 진행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맞물리는 2012년을 개헌 시기로 제안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들도 ‘개헌은 필요하되, 현 정권에서의 개헌은 불가’라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다만, 범야권 한쪽에선 조심스럽게 개헌 논의에 고개를 끄덕이는 기류도 있다.
이홍구 전 총리는 최근 선거주기의 불일치 문제를 먼저 손댄 뒤 본격적인 개헌을 추진하자는 이른바 ‘2단계 개헌론’을 주장한 바 있다. ‘헌법을 연구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장인 이병석 한나라당 의원도 “국회의장이 ‘임기내 개헌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면, 국회의장이 헌법 개정을 논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임 의장의 구상에 반색하면서도 정계개편과 연관돼 해석되는 것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우상호 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개헌을 추진할 계획은 없지만 국회 차원에서 헌법 연구를 진행하자는데 반대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시대 상황에 맞게 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규약으로서 헌법이 제 역할을 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희 권태호 기자 hermes@hani.co.kr
열린우리당은 임 의장의 구상에 반색하면서도 정계개편과 연관돼 해석되는 것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우상호 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개헌을 추진할 계획은 없지만 국회 차원에서 헌법 연구를 진행하자는데 반대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시대 상황에 맞게 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규약으로서 헌법이 제 역할을 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희 권태호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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