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정치 하한기에 `정계개편 군불때기'에 적극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범여권 통합론 등을 겨냥, ▲열린우리당과 당대당 통합 불가 ▲분당세력과 통합 불가 ▲헤쳐모여식 신당창당 등 정계개편 3대 원칙을 제시하며 정계개편 동력찾기에 부심하는 열린우리당을 제치고 선수를 치고 나선 것.
특히 한 대표는 최근 우리당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 등 여권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정계개편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표는 24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 등에 출연, 정 고문과의 회동 결과에 대해 "정 고문이 헤쳐모여식의 신당 창당을 제안했고 저도 동의했다"며 "정기국회 이전이라도 의기투합하면 신당창당도 불가능한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고문은 우리(열린우리당내 통합세력이)가 (대통령) 탈당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고, 또 (탈당) 시점이 꼭 정기국회 이내라고 해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분당세력이) 옷을 갈아입는다고, 성형수술을 한다고, 심지어 마음을 바꿨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달라지는게 없다"며 여당 내 분당세력과는 신당창당을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한 대표의 언급은 여권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갖가지 정계개편 시나리오와 관련, 민주당이 미리 선수를 쳐 주도권을 쥐고 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제로 5.31 지방선거 이후 범 여권내 주요 세력인 열린우리당과 고 건(高 建) 전 총리가 주춤하고 있는 점과 7.26 재.보궐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수도권 교두보 확보에 성공할 가능성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향후 정계개편의 핵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대표는 조순형(趙舜衡) 후보가 출마한 성북을 보선에 대해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며 "조 후보 승리를 계기로 민주당이 정치적 변동기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또 `고건 대세론'에 대해서도 "대의를 위해 일을 착수해야지 대세에 영합하면 정치를 책임감 있게 할 수 없다"며 "대세를 쫓던 사람들은 언제든지 닭쫓던 개 형국이 될 경우 갈데가 없다"고 주장,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론을 강조했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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