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2일 오전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 점심식사를 위해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를 나서고 있다. 강창광 기자chang@hani.co.kr
김부총리 ‘불가’ 연막치며 해명보도 기다린듯
“어제 잘 잤다…가족과 쉴터” 홀가분한 고별사
“어제 잘 잤다…가족과 쉴터” 홀가분한 고별사
긴박했던 사퇴 드라마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무슨 사퇴냐” 발언은 결국 ‘명예로운 퇴진’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수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2일 오전 김 부총리가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여권에서 흘러나오는 후일담을 종합하면, 그는 애초 국회에 청문회 개최를 요청하면서 ‘선 명예회복, 후 사퇴’의 수순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1일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 직전 열린우리당의 교육위 소속 의원이 김 부총리를 찾아가 만났을 때 그는 “내가 자리에 연연해서 이러는 게 아니다. 명예는 회복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그런저런 분위기로 볼 때 청문회 끝나면 사퇴하겠다는 것이었다”며 “다만 어제 사퇴하면 신문에 해명됐다는 보도는 안 나올 테니까 그날은 사퇴 얘기는 아예 꺼내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또다른 여당 의원은 청문회 이후 김 부총리 쪽에서 “이심전심으로 이해해 달라”는 의사전달이 왔었다고 전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당은 ‘자진 사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감을 잡고 있었고, 막판에 사퇴 목소리를 다시 높이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는 것이다.
애초 김 부총리는 ‘표절’이란 첫 신문보도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뒤에 드러난 논문 중복게재 등 ‘관행적인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명예회복’에 집착하며 언론보도에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한명숙 부총리가 31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김 부총리의 사임을 건의했다( 〈한겨레〉 1일치 1면)는 보도가 나올 무렵 ‘사퇴’가 불가피함을 직감한 것으로 보인다.
1일 청문회 형식으로 열린 국회 교육위 회의에 출석해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논문 의혹에 대해 반박하면서 ‘자진 사퇴는 없다’고 초강수를 뒀지만 결국은 ‘연막’이었던 셈이다. 이날 밤 한 총리가 사퇴를 종용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김 부총리는 밤 10시께 해명서를 내면서까지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불과 하룻만인 2일 아침 그는 엄상현 교육부 기획홍보관을 통해 “오늘 아침 노무현 대통령께 사의를 밝혔다”며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어제는 잠 푹 잘 잤다. 그동안 고통을 당한 가족들과 함께 당분간 쉬고 싶다”는 홀가분한 고별사도 내보냈다. 김 부총리가 노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김 부총리의 사표가 수리되면, 5일만에 사직한 이기준 전 부총리에 이어 두번째 단명 교육부총리가 된다. 참여정부 들어서는 윤덕홍(9개월), 안병영(13개월), 이기준(5일), 김진표(18개월) 교육부총리에 이어 다섯번째 교육부총리다. 허미경 이지은 기자 carmen@hani.co.kr
그러다 불과 하룻만인 2일 아침 그는 엄상현 교육부 기획홍보관을 통해 “오늘 아침 노무현 대통령께 사의를 밝혔다”며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어제는 잠 푹 잘 잤다. 그동안 고통을 당한 가족들과 함께 당분간 쉬고 싶다”는 홀가분한 고별사도 내보냈다. 김 부총리가 노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김 부총리의 사표가 수리되면, 5일만에 사직한 이기준 전 부총리에 이어 두번째 단명 교육부총리가 된다. 참여정부 들어서는 윤덕홍(9개월), 안병영(13개월), 이기준(5일), 김진표(18개월) 교육부총리에 이어 다섯번째 교육부총리다. 허미경 이지은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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