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토론회서 우파인사들 애정섰인 쓴소리
“외연확대” “정체성 강화” 엇갈린 주문 나와
“외연확대” “정체성 강화” 엇갈린 주문 나와
“정권교체가 최대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지금 내부 편가르기 할 때냐? 실로 걱정스럽다. 대선주자들이 얄팍한 경쟁을 하지 말고, 투사의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서경석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이라기보단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절박한 마음이다. 혹시 또 다 쑨 밥에 재 뿌리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크다.”(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뉴라이트 계열 시민사회단체가 17일 한나라당에 애정과 불안감 서린 ‘쓴소리’를 뱉어냈다.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계열 시민사회단체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나라당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마련한 토론회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는 강재섭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선승리를 위한 ‘범우파연합 구축’ 구상을 밝힌 뒤 처음으로 ‘친 한나라당’ 성향의 뉴라이트 단체와 만난 행사다. 한나라당 외연 확대의 출발점으로 비친다. 강 대표말고도 김형오 원내대표, 황우여 사무총장, 전재희 정책위의장, 강창희 전여옥 한영 권영세 최고위원,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 유기준 나경원 대변인,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 등 당내 지도부가 총출동한 데서도 이 행사에 대한 당의 높은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이날 모임은 ‘토론회’라기 보단, 우파 인사들의 목소리를 당이 경청하는 자리가 됐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를 한 목소리로 기원하면서도, 방향성에 있어선 ‘외연 확대’와 ‘정체성 확립’이라는, 동시에 만족시키기 힘든 두 가지를 각각 주문해 약간 엇갈린 시각을 보여줬다.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은 “한나라당의 개혁성향이 약하지 않나 하는 국민 우려가 있다”며 “한나라당이 개혁정당으로 거듭나야 뉴라이트와의 공조가 가능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변신을 주문했다. 이명현 선진화국민회의 공동상임위원장(서울대 교수)도 “문을 열어 좀더 보수적인 사람, 중도적인 사람, 모두가 들어올 수 있는 바다 같은 정당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집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광 자유지식인선언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의 대척점에 있는 당은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인데, 어떻게 민노당과 정책연합을 하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보수우파 정체성을 강하게 나타낼 것을 주문했다. 제성호 친북반국가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도 “한나라당은 색깔이 너무 다양한 잡탕집단”이라며 역시 정체성 강화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유기준 대변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범보수연합을 광범위하게 실시해 확실하게 집권해달라는 애정어린 충고의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이날 토론회에선 한나라당 주도의 정계개편, 고건 전 총리 영입, 국민경선제 도입 등의 주장도 나왔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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