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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노대통령 ‘식탁정치’ 열린우리 ‘부담스러워…’

등록 2006-09-03 21:21수정 2006-09-03 22:56

내년 대선인데 왜 하필 지금…
하차해? 동승해서 가?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재선 의원들과 만찬을 했다. 김성곤 김태홍 김희선 이호웅 유선호 조배숙 의원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재미있는 말을 했다. “나는 이제까지 정책에 미쳐 있었다. 각료들과 청와대 참모들을 닦달했다. 그런데 이제야 청와대 정책실장, 경제 부총리가 호흡이 제대로 맞는다. 처음이다.” ‘정치’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좀 생겼다는 말이다.

김근태 의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또 내놓았다. 장관을 할 때부터 ‘코드’가 잘 안 맞았다고 했다. 한 참석자는 “현장은 화기애애했지만 끝나고 생각해 보니 기분이 별로 안좋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4일 다른 재선의원 6명과 만찬을 했을 때도 묘한 장면이 있었다. 참석자 가운데 누군가 이런 농담을 했다.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이 오니까 대화가 됩니다.” 모두 웃고 넘어갔다고 한다. 이날은 김영춘 송영길 안영근 오영식 임종석 정장선 의원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의 최근 ‘식탁 정치’는 누가 봐도 좁은 의미의 정치, ‘정당 정치’다. 청와대에서는 당·청간 ‘소통’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당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집권 초기에 그렇게 하라고 해도 ‘내가 왜 쓸 데 없는 얘기를 들어야 하냐’며 거절해놓고, 왜 지금 당내정치를 하겠다고 달려드는지 모르겠다.”(수도권 초선 의원)

“오히려 정치에서 손을 떼고 정책에 전념해야 할 시기다. 행보가 수상하다.”(수도권 재선 의원)

노 대통령의 발언 중에서 여당 의원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대목이 몇 가지 있다. “죽을 때까지 열린우리당과 함께 하고 싶다”(8월20일 당 지도부 오찬), “싫으면 자기들이 나가면 된다”(8월2일 청와대 참모 회의) 등이다.

여당이 이런 말을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노 대통령이 적당히 ‘비켜줘야’ 하는데, 자꾸 걸림돌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노사모’ 회원들과 만찬을 했다. ‘국민참여 1219’는 지난달 16일 ‘1219 포럼’ 창립식을 열고 개혁정권 창출 의지를 다졌다. 여당 의원들 중에는 노 대통령의 발언과 이런 움직임을 연결짓는 사람들도 있다. 본격적인 정치를 하려는 의도를 가졌거나, 최소한 퇴임 이후의 정치적 생존을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의원들 입에서는 “노 대통령이 무슨 ‘논개’냐. 우리보고 같이 죽자는 얘기냐”라거나, “우리 당의 주인인 줄 착각하는 것 같다”는 험담이 쉽게 나온다.

당내에서는 요즘 물밑 논쟁이 한창이다. 쟁점은 노 대통령을 어떻게 할 것인지다. 우선 ‘하차론’이 있다. 노 대통령을 차에서 내리게 하거나, 안내리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차에 혼자 남겨두고 집단으로 내려 다른 차를 타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도세력인 이른바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계열 사람들이 대체로 이런 정서다.

‘동승론’도 있다. 노 대통령이 갖고 있는 영남의 20~30% 정도 지분을 인정하고 같이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책임을 노 대통령에게만 떠미는 것은 비겁하고, 또 현실적으로 내년 대선에서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도 ‘운전대’(주도권)는 분명히 당에서 잡아야 한다는 단서가 달려 있다. 대선에서 동원할 수 있는 ‘표’만큼만 정확히 지분을 인정하겠다는 얘기다. 김원기 문희상 배기선 의원 등 중진들이 대체로 이쪽이라고 한다. 초선 의원들이나 천·신·정 계열 중에서도 당의 분열을 우려해 동승론을 펴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아무튼 열린우리당의 최근 화두는 ‘노무현’이고, 논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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