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진(오른쪽에서 두번째) 의원 등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4명이 8일 오전 주한미군 반환기지인 경기 하남시 하산곡동 콜번기지의 환경오염 실태조사를 위해 부대 관계자에게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아직 미반환” 콜번기지 출입 막아…뒷산에 올라 쓰레기 확인
국방부 ‘문전박대’로 무산
여당 의원 4명이 반환 예정인 주한미군 기지를 방문해 환경오염 실태 조사를 시도했으나, 국방부의 거부로 무산됐다. 국회의원들이 반환 예정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학진·우원식·유승희·이원영 등 열린우리당 의원 4명은 8일 오전 경기 하남시 콜번 기지를 찾았다. 환경부 정책총괄과장도 동행했다. 의원들은 굴삭기를 동원해 기지의 토양 오염 실태를 세밀하게 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들을 문전박대했다. 콜번기지가 아직 반환되지 않은 미국 쪽 공여지이며, 국방부는 경비 임무만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는 이유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미군은 이미 기지가 한국 정부에 반환됐으니 시설에 대한 접근은 한국 정부가 조정하라고 답변했다”고 항의했지만, 기지 출입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현장 조사가 무산되자 의원들은 쓰레기로 뒤덮인 콜번 기지 뒷쪽 산에 올랐다. 지난 7월까지 13년동안 콜번 기지에서 경비 근무를 했다는 강호남(54)씨가 현장 안내를 맡았다.
흙더미 밖으로 흉하게 모습을 드러낸 폐타이어와 양주 상자, 정화조 따위가 눈에 띄었다.
강씨는 “미군 군무원들이 생활 쓰레기는 물론, 건축 폐기물, 기름탱크 받침대 등을 이곳에 내다 버리고 흙을 덮었다”며 “민원이 들어오면 기지 안에 쌓아 놨다가 다른 곳으로 가져가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이 곳에 버린 폐기물이 수십~수백톤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원식 의원은 “명백한 폐기물관리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콜번 기지는 미군이 지하유류저장탱크 제거 등 8개항을 모두 치유했다며 지난 7월 한국 쪽에 열쇠를 넘긴 15개 기지 가운데 한 곳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 기름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수치가 국내 환경기준의 28배인 1만4378(㎎/㎏)에 이른다. 우 의원은 “기지 안의 오염 상태가 심각하고, 미군이 치유하겠다는 8개항은 이사갈 때 집 청소하는 수준에 불과한데도, 한국 정부는 치유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달랑 열쇠부터 넘겨 받았다”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국방부에 현장 공개를 다시 요청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방부를 국회법 등에 따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하남/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콜번 기지는 미군이 지하유류저장탱크 제거 등 8개항을 모두 치유했다며 지난 7월 한국 쪽에 열쇠를 넘긴 15개 기지 가운데 한 곳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 기름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수치가 국내 환경기준의 28배인 1만4378(㎎/㎏)에 이른다. 우 의원은 “기지 안의 오염 상태가 심각하고, 미군이 치유하겠다는 8개항은 이사갈 때 집 청소하는 수준에 불과한데도, 한국 정부는 치유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달랑 열쇠부터 넘겨 받았다”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국방부에 현장 공개를 다시 요청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방부를 국회법 등에 따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하남/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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