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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 ‘오픈 프라이머리’ 논란 격화

등록 2006-10-01 09:46수정 2006-10-01 16:55

여 도입방침에 내부이견 증폭

열린우리당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방식으로 100% 국민참여 방식의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을 확정함에 따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확정 방침이 알려지면서 경선 흥행에 대한 위기감 고조와 함께 찬반 양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 과정에서 찬반 동료의원들 간의 상호 비난전까지 벌어지는 등 다소 어수선한 형국이다.

자칫 당이 여당발(發)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의 `유탄'을 맞고 내부 혼란이 가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1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를 "선거용 이벤트", "금세 고장날 1회용 자판기"라고 일축하며 당내 논란확산 차단을 시도하고 나선 것도 이런 우려와 맞닿아 있다.

현재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강재섭(姜在涉)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보수성향의 의원들은 `부정적', 진보 성향의 소장파와 비주류 의원들은 `긍정적' 견해를 각각 피력하고 있다.

대선주자 `빅3'의 경우 당내 입지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쪽은 사실상 도입 반대 입장인 반면,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진영은 찬성쪽으로 기울어 있다.

지도부와 소장파간, 그리고 대선주자 진영간 이해득실에 따라 입장이 갈릴 것이란 것은 충분히 예견돼 왔으나, 문제는 논란의 발화시점이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진데다 의원들 간의 논쟁이 연일 위험수위를 넘나 든다는데 있다.

강 대표가 지난달 27일 당 중앙위 조찬강연에서 "여당이 선거법에도 어긋나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들고 나와 분탕질을 하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소장파인 남경필(南景弼) 원희룡(元喜龍) 의원이 즉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받아치자 극보수 성향의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이들 소장의원을 `된장정치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소장파 고진화(高鎭和) 의원이 다시 김용갑 의원을 향해 "촛불이 꺼져갈 때 내는 파드득 소리로 들린다"며 "그런 과거회귀식의 모습은 우리의 한계를 노출하는 것"이라며 `확전'에 가담했다.

한마디로 찬반론자들이 `장군멍군'식의 설전을 계속하면서 외부충격에 내부 전열이 흐트러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논란이 계속되자 소장파 진수희(陳壽姬) 의원은 30일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강 대표의 부정적 의견 피력과 소장파 반발, 이에 대한 보수파 의원의 원색비난 등으로 오픈 프라이머리 논의는 더 이상 금기시 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당내 토론을 통한 공론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그러나 김무성(金武星)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놓고 반대하면 이상하게 엮일까 봐 말을 못하겠다"면서도 "여당이 자기네가 불리하니까 경선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인데 과연 우리 당 사람들이 이 제도의 부작용을 얼마나 잘 알고 도입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나경원(羅卿瑗) 대변인도 논평에서 "여당이 미국의 예비선거를 흉내 내고 있지만 그 취지와 방식은 전혀 다르다"며 "여당이 집권욕에 눈이 멀어 대통령 선거를 지하철이나 백화점에서 실시하는 경품용 이벤트로 전락시키는 것은 책임정치를 포기하고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뉴라이트'(신보수) 진영은 물론 범야권 인사들까지도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한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의 향방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나라당과의 연대를 추진중인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김진홍(金鎭洪) 상임의장이 일찌감치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뉴라이트의 또 한 축인 뉴라이트 네트워크 소속 신지호(申志鎬) 자유주의연대 대표도 찬성 입장을 보였다.

신 대표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정말 기득권에 연연해 하지 않고 민의를 수렴하려는 자세를 보이려면 원론에 있어 그것을 반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범야권 인사인 이원종(李源宗)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민을 도외시하고 당원들만의 선택에 의해 후보를 뽑는다면 상대가 있는 선거에서는 필패 할 것"이라면서 "만약 열린우리당이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을 실시하고, 한나라당이 당원 중심의 경선을 하면 결국 우리당이 이길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선택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핵심 당직자는 "여당이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는 분위기이고 당 밖의 민심도 원칙적으로 그것에 동조하는 움직임이어서 우리가 무작정 도입 반대만 외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이 문제가 내분으로 치닫지 않도록 건전한 논의의 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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