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체류하다 1일 오후 귀국한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두달반 재충전 마치고 귀국
당분간 호남 지역서 머물듯
당분간 호남 지역서 머물듯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1일 귀국했다. 5·3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의장직에서 물러나 지난 7월15일 독일로 출국한 지 두달반 만이다.
정 의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근태 의장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가 혼신을 다해 이렇게 온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 김 의장이 심혈을 기울여서 잘 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힘을 보탤 일이 있으면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생활에 대해 “정치인이 된 뒤 처음으로 가진 재충전 기회였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생각하고, 작은 역할이지만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나타내면서도, 정 전 의장은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도개혁세력 통합론이나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좀 더 알아본 뒤 답하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정 전 의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달 말까지 호남 지역에 머물며 지역 원로들을 만나고 현장 방문과 대학 강연 등을 할 예정이다.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전북을 중심으로 ‘정중동’의 행보를 통해 당분간 ‘내실 다지기’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정 전 의장은 2일 정대철 상임고문의 주선으로 마련된 전직 의장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항에는 박명광·채수찬·민병두·박영선 의원 등 정동영계 의원뿐 아니라, 김근태 의장의 비서실장인 이계안 의원, ‘김근태계’에 속하는 이인영·최규성 의원 등 모두 20명의 의원이 마중을 나왔다.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 등 지지자들도 300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한편, 정 전 의장은 이날 김 의장과 전화통화를 하고 “여러모로 배려해줘서 감사드린다. 수일내로 찾아뵙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종도/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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