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여 3시간30분 난상토론…‘고성’ 오가기도

등록 2006-10-29 23:50

“질서있는 논의” 봉합 불구, 입장차 첨예
열린우리당이 29일 오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는 향후 새판짜기 방향을 둘러싸고 `통합신당론'과 `재창당론', `정계개편 논의 유보론'이 첨예하게 맞서며 격론이 벌어졌다.

3시간30여 분간 진행된 이날 회의는 10.25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 정계개편론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상황에서 지도부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첫 자리이기 때문인 듯 김근태(金槿泰)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를 비롯, 비대위원 13명의 표정에는 엄숙함 마저 감돌았다.

김 의장은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에게 "오늘은 논의하려고 모였다"는 말만 건넨 채 쏟아지는 질문에는 말문을 닫았다. 자리에 앉은 뒤에도 "오늘은 비공개 회의니 양해해 달라"며 모두발언 조차 하지 않았다.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이날 오전 대통합 신당의 추진을 주장한 천정배(千正培) 전 법무장관의 기자회견을 겨냥, "대선 예비주자들이 새로운 변화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날 회의는 당의 위기상황을 반영하듯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시종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또 비대위원들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들어보자는 취지에서 회의 시작 후 20분도 안돼 원혜영(元惠榮) 사무총장을 비롯, 배석했던 당직자들을 일제히 퇴장시킨 채 전원 비대위원만으로 진행됐다.

곧이어 진행된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은 저녁을 도시락으로 때우면서 당의 진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혹 회의장 밖에서는 "아니, 그게 무슨 말이냐"라는 고성이 들릴 정도로 험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회의장을 잠깐 나온 정장선(鄭長善) 의원은 "서로 돌아가면서 자기 얘기를 다하고 있어서 회의가 끝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비대위원은 "핫(hot)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계개편 방안을 둘러싸고 참석자들의 견해가 팽팽히 맞서면서 단일안 도출에는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크게 ▲통합신당 창당 ▲재창당 수준의 당 개조 ▲정계개편 논의를 정기국회 회기 이후로 미루고 민생 회복과 당헌 정비에 힘을 쏟자는 의견으로 갈렸으나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통합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김한길 원내대표와 이석현(李錫玄) 박명광(朴明光) 의원 등은 통합신당 논의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적극적으로 논의를 전개하자는데 방점을 뒀다는 전언이다.

박명광 의원은 "정기국회 때까지 국정을 소홀히 하지는 말아야 하지만 정계개편 논의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비대위원은 "결국 대통합신당의 형태로 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면서 "그러나 여당이 정기국회를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정기국회 이후에 통합수임기구를 만들어서 정계개편론을 추진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기 전당대회를 거쳐 재창당 수준의 리모델링(개조)을 추진하자는 주장도 회의석상에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근태 의장과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국정운영에 대한 집권여당의 책임을 방기할 수 없는 만큼 정계개편 논의는 정기국회 이후로 미루고 회기 중에는 법안.예산안 처리와 서민경제 회복에 최선을 다하자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3시간이 넘도록 지루한 난상토론이 이어지자 김 의장은 다음달 2일 의총에 이들 세가지 방안을 올려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총 전까지 비대위원간 의견 수렴작업을 계속하면서 최대한 이견을 좁혀보자는 합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통합신당 추진을 위한 당내 특별위원회나 통합수임기구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반론이 맞서면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박병석 의원은 언론 브리핑에서 "비대위원 전원이 의견을 개진하면서 심도있고 솔직한 토론을 했다"며 "외부에서 예상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지만 오늘 발표한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비대위원들은 상황의 엄중함 때문인지 회의 직후 휴대전화를 모두 꺼놓은 채 언론 취재에 일체 응하지 않는 등 철저한 입단속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류지복 정윤섭 기자 jbryo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