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탈당’관련 발언
노대통령 ‘탈당’ 오락가락 발언, 왜?
노무현 대통령은 ‘진정성’의 정치인이다. ‘의도’를 읽을 필요가 없다. 더 복잡해진다.
그는 싫으면 싫다고 한다. 2002년 12월18일 밤 정몽준 의원이 지지 철회를 선언한 뒤 정 의원의 집에 찾아가지 않겠다고 버티다가 측근들과 싸움까지 했다. ‘싫은 것은 안하는’ 사람이 노 대통령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기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별로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오해가 종종 빚어지는 이유다. ‘소통의 장애인’인 셈이다.
28일 국무회의에서 그는 탈당에 대해 “가급적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지만 그 길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정치인이 이렇게 말하면 탈당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보통 100도에서 폭발하면 대통령은 10도에서 폭발”
하지만 그는 이틀 뒤 참모들에게 “당을 지킬 것이다. 당적을 유지하는 것이 당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탈당을 하는 것이 당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논리적으로 완전히 배치되는 것은 아닌데,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히 ‘탈당’에서 ‘탈당 불가’로 바뀌었다.
노 대통령의 말은 듣는 사람이 당시의 ‘상황’을 살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국무회의 발언은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철회 바로 다음날 아침에 나왔다. 노 대통령의 표현대로 하면 마음이 ‘꼬부라진 상태’였던 것 같다. 또 당을 지킨다는 발언이 나온 바로 그날,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노 대통령의 탈당을 ‘기정사실’로 다뤘다. 그의 말은 언론의 이런 해석에 대한 반발이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정치적 비중을 생각한다면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그냥 쏟아내고, 그 말이 그대로 밖으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 말을 했는지도 중요하다. 열린우리당 안에서 노 대통령과 대화의 ‘궁합’이 맞지 않는 사람으로는 김근태 의장과 천정배 의원이 손꼽힌다. 노 대통령과 김 의장은 동문서답을 주고 받는 때가 많다고 한다. 천정배 의원과는 감정적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천 의원과 만났을 때 ‘전당대회에서 겨뤄보자’는 말을 했다.
청와대나 열린우리당, 민주당 사람들은 대개 노 대통령과의 한 두 가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소탈하다’, ‘화끈하다’라는 좋은 것도 있지만, ‘열을 잘 받는다’, ‘욕을 잘 한다’는 부정적 증언도 많다. 직접 겪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치적 비중 고려없이 안해도 될 말 쏟아내” 2003년 김종석 박사(정신신경과)는 칼 융의 심리학적 유형론에 따라 노 대통령을 ‘외향적 사고·감각형’에 가깝다고 분류했다. 외향적 사고형은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뛰어나지만, 감정이 미숙한 것이 단점이다. 외향적 감각형은 기계를 잘 다루고 핵심을 잘 파악하지만, 감각적 자극에 예민해 충동적 성향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우리와 임계치가 다르다. 우리가 100도에서 폭발하면 그는 10도에서 폭발한다.”(전직 장관) “경쟁자로 생각하면 반드시 죽인다. 마키아벨리스트다. 보복에 능하다.”(열린우리당 의원) 노 대통령은 이런 평판에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것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이태희 기자 shy99@hani.co.kr
청와대나 열린우리당, 민주당 사람들은 대개 노 대통령과의 한 두 가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소탈하다’, ‘화끈하다’라는 좋은 것도 있지만, ‘열을 잘 받는다’, ‘욕을 잘 한다’는 부정적 증언도 많다. 직접 겪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치적 비중 고려없이 안해도 될 말 쏟아내” 2003년 김종석 박사(정신신경과)는 칼 융의 심리학적 유형론에 따라 노 대통령을 ‘외향적 사고·감각형’에 가깝다고 분류했다. 외향적 사고형은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뛰어나지만, 감정이 미숙한 것이 단점이다. 외향적 감각형은 기계를 잘 다루고 핵심을 잘 파악하지만, 감각적 자극에 예민해 충동적 성향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우리와 임계치가 다르다. 우리가 100도에서 폭발하면 그는 10도에서 폭발한다.”(전직 장관) “경쟁자로 생각하면 반드시 죽인다. 마키아벨리스트다. 보복에 능하다.”(열린우리당 의원) 노 대통령은 이런 평판에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것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이태희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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