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가운데)과 김한길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1일 아침 당 원로, 중진, 당직자들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러 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열린우리 단배식 ‘썰렁’…한나라 대선주자 등 ‘성황’
여야는 대통령선거의 해인 2007년 첫날, 단배식을 열고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대선 주자들은 해맞이와 국립현충원 참배, 전직 대통령 예방 등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면서 ‘대장정’을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기죽을 필요 없다”=열린우리당은 범여권 대통합을 통한 지지기반 복원과 정권 재창출의 의지를 밝혔다. 김근태 의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단배식에서 “역대 모든 대선에서 한번도 우리가 미리 (한나라당을) 앞서본 적이 없다. 기죽을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당 논의로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반영하듯, 단배식에는 의원 20여명만 참석하는 등 썰렁한 분위기였다.
정동영 전 의장은 포항 포스코 용광로 작업장을 방문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용광로에서 녹여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건 전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잇달아 방문했다. 그는 매년 1월1일 상도동에 가지만, 동교동을 찾아 새해인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전 총리는 “암울했던 한해가 지났다. 국민 모두가 희망과 보람을 되찾는 한해를 만들자”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기필코 정권교체”=서울 남산에서 열린 한나라당 단배식은 성황을 이뤘다.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명박·박근혜·손학규·원희룡, 소속 의원 50여명 등 모두 300여명이 참석해 정권교체 의지를 밝혔다. 강재섭 대표는 “무능정권 타도를 위해 우리의 나아갈 길을 지금부터 시작하겠다. 대표로서 온몸으로 후보를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새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행주산성에서 해맞이를 했다. 이 전 시장은 “올해에도 경제가 썩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지만, 모두 힘을 합해 좋은 한해를 만들자”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국립현충원에서 부모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씨의 묘소를 참배했다. 평소보다 결연한 모습으로 길게 묵념했다고 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예년처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하고, 강화도 마니산에 올랐다.
다른 야당도 일제히 단배식을 열고 새해 각오를 다졌다. 민주당은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 추진을, 민주노동당은 과감한 자기혁신을, 국민중심당은 새로운 도약을 각각 화두로 내걸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연합뉴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이상 왼쪽 두번째부터) 등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이 1일 아침 서울 남산에서 열린 단배식에 참석해 강재섭 당 대표, 김형오 원내대표 등 당직자 및 당원들과 함께 만세를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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