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편지 이어 공장 방문…“정치적 의도 아니다” 해명도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5일 부분파업에 들어간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노사 양쪽에 파업 자제 및 조속한 해결을 호소했다.
손 전 지사는 애초 이날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 면담을 원했으나, 노조 쪽이 노사관계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해 대신 송희석 노조 대외협력부장을 만나 자신의 뜻을 전했다. 손 전 지사는 노조를 먼저 방문해 “중소기업·비정규직이 더 어려우니 파업을 철회하고 대화로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손 전지사는 이어 윤여철 현대차 사장을 만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노조 쪽은 손 전 지사에게 “노사대화를 위해 노력중이고, 교섭창구도 열려있다”며 “제3자가 아닌, 노사간 협상이 우선”이라고 말했고, 윤 사장은 “원칙을 지키며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지사의 이런 행보는 개헌 정국, 당내 후보 검증 등 정치적 이슈가 무성한 현시점에서 ‘민생 문제’에 주력해 선발 대선 주자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한편, 직접 노사분규 현장을 찾아가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는 등 또다른 형태의 민심대장정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비춰진다. 손 전 지사 쪽은 이에 대해 “(미리 의도한 게 아니라) 지난 11일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이 지역에 있는 현대차 협력회사인 ㅁ사가 일손을 놓고 있는데다, 자신이 도지사 시절 유치했던 외국인투자기업 중 하나가 철수한다는 말을 듣고 편지를 쓰게 됐다”며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지난 12일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 앞으로 파업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편지를 보낸 데 이어 14일에는 한나라당사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손 전 지사의 공개편지가 알려지면서 인터넷에는 현대차 노조 및 손 전 지사의 행동에 대해 찬반 양론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맞붙기도 했다. 손 전 지사는 공개편지에서 현대차 노조에 대해 “귀족노조라고 하는 건 다같이 어려울 때 작은 고통도 분담하지 않는 ‘비노동자적’ 노조라는 뜻”, “월급받을 만큼 받는 사람들이 ‘얼마되지 않는 돈’ 더 달라고 생떼 쓰는” 등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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