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전당대회 전 탈당 시사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맨 왼쪽)이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헌법재판소장 인준 투표를 마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던 중 탈당파 핵심인 천정배 의원과 마주치자 악수를 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e-mail]

“당이 시간만 낭비…개혁세력 생존 걸림돌”

열린우리당의 발전적 해체와 신당 창당을 주장해온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은 19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이 시간만 낭비하며 민생개혁세력의 생존과 진전에 걸림돌이 돼가고 있다. 전당대회 전까지 ‘비상한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이 열린우리당 당헌 개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는데.

=전당대회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대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조건이 하나 더 늘었다. 이런 상황을 지도부에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 지도부가 안이하고 엉성하게 대처하다 이렇게 됐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지도부에 책임지라고 할 수도 없고…. 모양 우습게 됐다.

-다시 중앙위원회 열어서, 문제가 제기된 법적 절차를 보완하는 방법도 나오고 있다.

=가처분 취지에 맞춰서 절차를 밟으면 기술적으로야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 다만, 말이 아니다. 거대 정당의 전당대회가 정치적으로 우습게 됐다.

-전대준비위가 전대에서 통합신당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신당 추진이 가능하다고 보나?

=당의 해체 추진을 명문화하지 않은 것이 걱정된다. 상황이 어려운 쪽으로 더 굳어져 가고 있다. 당이 민생개혁 세력의 생존과 진전에 걸림돌이 되는 상태로 가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당이 통합신당을 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은 없다. 미봉이다. 당의 총체적 운명과 민생개혁세력의 앞날을 비상한 심정으로 모색해야 한다.

-탈당할 수도 있다는 얘긴가?

=여러 가지 광범위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중이다. 전당대회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당의 진로를 결론내려야 한다. 전당대회 이전까지 비상한 길을 모색하겠다.

임석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