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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열린우리당 신당파 두 갈래

등록 2007-01-24 20:46

 24일 탈당한 최재천 의원(왼쪽)이 24일 국회의 한 휴게실에서 환하게 웃으며 차를 마시고 있다. 반면 당 사수를 주장하는 같은 당의 김태년 의원은 옆에서 담배를 피며 심각한 표정을 지어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24일 탈당한 최재천 의원(왼쪽)이 24일 국회의 한 휴게실에서 환하게 웃으며 차를 마시고 있다. 반면 당 사수를 주장하는 같은 당의 김태년 의원은 옆에서 담배를 피며 심각한 표정을 지어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재선중심 ‘중도개혁세력 통합’ 선회

김부겸·송영길·임종석·정장선 등 ‘4·15 재보선 승부수’
‘기득권 챙기며 안전행보’ 비난…신다아 주도권 경쟁할듯

열린우리당의 연쇄 탈당 흐름과 별도로 초·재선 일부가 민주당, 국민중심당 의원들과 통합을 모색하고 나섰다. 당분간 각자 당적을 유지한 채 통합을 추진하자는 것이어서 선도 탈당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주축은 김부겸·송영길·임종석·정장선 의원 등 여당의 재선 그룹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오후 김효석 민주당 의원과 만나 ‘(가칭)중도개혁세력 대통합준비위원회’를 띄우기로 했다. 임 의원 쪽은 “일종의 원탁회의를 마련해 공식적으로 통합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밑그림은 4·15 재·보궐선거를 겨냥하고 있다. ‘일단 2·14 전당대회를 치른다. 3월엔 정세균 의원을 중심으로 통합추진위를 꾸려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과 당대 당 교섭에 나선다. 4월엔 ‘반 한나라당 연합전선’을 형성해 4·15 재·보궐선거에 승부수를 던져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면 흩어졌던 지지층이 다시 모인다.’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이 24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김근태 당 의장에게 탈당계를 제출한 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이 24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김근태 당 의장에게 탈당계를 제출한 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당을 추스르는 게 우선이며 ‘질서 있는 통합’을 추진하자는 중도파·사수파의 논리와 궤를 같이 한다. 다만, 통합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언제든 제3지대로 탈당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당내에선 선도 탈당론을 높이 외쳤던 재선 의원들이 돌연 태도를 바꾼 데 의아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탈당에 모험을 걸기보다 당적을 유지한 채 활동할 수 있는 안전 행보를 택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선 의원들의 입장 선회 이유를 놓고 당내에선 이런저런 분석이 오가고 있다.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탈당은 어려운 선택일 수밖에 없다. 한 초선 의원은 “국회의원은 탈당이라는 말을 1천번도 더 꺼낸 다음에야 탈당을 결행할 수 있다”며 “거친 들판으로 나가는 탈당이 막막하고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정책적 정체성도 선도 탈당파들과 다르다. 선도 탈당파 그룹과 달리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적극 찬성한다.

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며 선도 탈당을 주장했던 재선 그룹이 당내 잔류를 선언함에 따라 신당의 주도권을 둘러싼 두 그룹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초선 의원은 “국민중심당까지 함께 하는 그림이 초기 단계에서 불거져 모양새를 구기게 됐다. 재선 의원들의 운신의 폭이 제약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김원기 고문, 문희상 고문(왼쪽부터)이 24일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김원기 고문, 문희상 고문(왼쪽부터)이 24일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선도탈당 세 의원 ‘정치생명 건 결단’

“등에 비수 꽂았다” 비난한 김근태 의장과 각별한 인연
최재천 ‘비밀참모’·이계안 ‘비서실장’·임종인 ‘개혁 노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24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회의에서 “지금 이 시점에 탈당을 거론해 동료들의 등에 비수를 꽂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탈당한 임종인 이계안 최재천 의원과, 탈당 의사를 비친 천정배 염동연 의원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탈당하면 배신자’라는 얘기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김 의장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왠지 좀 어색하다. 탈당 의원 세 사람 모두 김 의장과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탈당한 최재천 의원(44·서울 성동갑)은 변호사 시절부터 김 의장을 깊이 알고 지냈다. 최근까지 일종의 ‘비밀 참모’ 노릇도 했다. 그는 의정 활동이 돋보이는 사람인데, 겉보기와 달리 ‘깡’이 있다. 그는 ‘탈당의 말씀’을 통해 “무능과 무책임과 무생산의 질곡에 빠진 당이 창조적 분열을 해야 한다”며 “민생 개혁, 강화된 민주주의,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진정한 민주세력의 결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계안 의원은 얼마 전까지 김 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도 출마했다. 당에선 ‘일꾼’으로 통했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할 생각이다.

첫 탈당을 한 임종인 의원은 ‘선명한 개혁’을 외치며 탈당했다. 김 의장과 노선에서 매우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본래 ‘야성’이 강한 사람이다. 앞으로 새로운 개혁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세 사람이 탈당했는데도, 열린우리당의 당내 파장은 아직까지 크지 않다. ‘집단 탈당’이 아니라, 각각 ‘개별 탈당’을 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탈당 이후의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갖고 있지 않다. 먼저 뛰쳐 나감으로써 당을 각성시키고, 나중에 ‘새로운 당’이 만들어지면 동참하겠다는 막연한 계획만 세워두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세 사람은 개성이 강해 묶이지 않을 것”이라며 “29일 중앙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추가 탈당도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지금 탈당을 하는 것은 ‘정치 생명 건 도박’이다. 그러나 “결국 정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자주 들린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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