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박 전 대표를 “굉장히 용감한 여성”이라고 칭찬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5일(현지시각) 국무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만났다. 이 만남은 야당 대선 주자와 미국 국무장관의 면담이라는 점 뿐만 아니라 두 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지도자의 회동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만남은 30분 정도 이어졌다.
박 전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라이스 장관이 선정됐고, 피아노 연주와 피겨스케이팅도 아주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덕담을 건넨 뒤, 지난해 지방선거 유세도중 발생한 ‘피습사건’ 당시 라이스 장관이 위로편지를 보내 준 데 고마움을 나타냈다.
라이스 장관은 “피아노는 잘 치지만 피겨스케이트는 잘 못탄다. (박 전 대표가)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용감한 여성이라고 느꼈다. 대선에 출마할 예정인 것도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 핵의) 완전 폐기를 위해 ‘스텝 바이 스텝’(점진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6자 회담의 첫 단추는 잘 꿰게 된 것 같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과거에 북한이 혜택은 받고 약속은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같은 실패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며 “한미공조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북핵은 완전 폐기돼야만 한다. 미국이 끝까지 완전 폐기 실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과) 전면적 교류나 평화 정착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지금은 핵문제 해결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고, 미국과의 신뢰 속에 공조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이 다자안보협약과 같이 발전해 나간다면 동북아 평화정착에 매우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이런 저런 반미와 같은 저항도 있지만, 절대 다수의 국민은 한미동맹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이날 회동에도 배석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별도로 만나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워싱턴/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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