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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나라 지지자 왜 돌아섰나 알아보니…

등록 2007-04-26 19:45수정 2007-04-27 00:27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오른쪽부터), 김형오 원내대표, 이재오 최고위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곤혹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4·25 재보선 참패로 강창희·전여옥 최고위원이 사퇴하는 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오른쪽부터), 김형오 원내대표, 이재오 최고위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곤혹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4·25 재보선 참패로 강창희·전여옥 최고위원이 사퇴하는 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 양천 “공천하면 다 되나”
“열린우리 없으니…” 대전 서을
“한나라당이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한나라당이 공천만 하면 다 찍어주는 줄 아는가 보다.”(서울 양천구 주민 강아무개씨)

“이번에 열린우리당이 선거에서 빠져버리자, 한나라당을 찍었던 사람들이 심대평 후보로 옮겨갔다.”(대전 서구의 직장인 박아무개씨)

4·25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패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두 지역, 대전 서구을(국회의원)과 서울 양천구(구청장) 유권자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한나라당이 당연히 이길 것으로 봤던 두 지역에서 실패한 데엔, 잘못된 공천, 잇단 비리 의혹, 내부 분열상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선 서구을에선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후보가, 서울 양천구에선 무소속 추재엽 후보가 각각 한나라당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대전 서구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김아무개(45)씨는 “텔레비전 토론회를 보니, 한나라당 후보는 핵심을 벗어나는 질문이나 상대방 흠잡는 발언만 계속해 안타까울 정도였다. 한나라당 골수 지지자인 이웃 할아버지도 ‘이번엔 심대평을 찍어야 한다’며 다리가 불편하신 77살 부인을 투표장에 이끌고 가더라”고 말했다.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40대 초반의 주부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는데, 당선되자마자 대리시험 혐의로 구속되는 걸 보면서 한나라당 공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후보에 대한 혹독한 평가는 한나라당 성토로 이어졌다.

“아무리 박근혜 전 대표가 그렇게 휩쓸고 다니면 뭐하나요? 한쪽에선 돈 먹고 있는데….” 대전 서구의 이아무개(57·인테리어 업체 사장)씨는 한나라당이 천막당사 시절을 잊어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에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박근혜·이명박 두 경선 주자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온 게 오히려 표를 깎아먹었다는 것이다. 대전 둔산동에 사는 주부 박영은(39)씨는 “선거 이외의 다른 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한나라당은 정말 오만하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 ‘심판론’이 자취를 감춘 자리를 한나라당에 대한 원망이 대신한 듯했다. 이번 선거에서 두 지역은 모두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 양천구청장에 당선된 무소속 추재엽 후보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 때도 무소속으로 나왔으나 한나라당 후보에 패했다. 양천구 목동에서 만난 한아무개(55)씨는 “노무현 정부가 너무 못해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한나라당을 찍었다. 하지만 이번엔 대세론에 안주하는 한나라당을 찍느니, 무소속을 찍는 게 낫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지워진 상태에서,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이 바뀐 것이다.


이런 투표 행태가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두 지역 주민들은 대체로 “대선은 또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양천구에선 추재엽 후보에게 표를 던진 대부분의 주민들이 대선에선 한나라당을 찍겠다고 말했다. 주부 김화숙(39)씨는 “한나라당 이미지가 안 좋지만, 그래도 대선은 능력을 보고 선택해야 된다”고 말했다. 재·보선으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에 여전히 기회가 열려 있음을 엿보게 하는 지점이었다.

양천구에서 30년 동안 살았다는 김균일(56·택시기사)씨의 선택은 좀더 복잡했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선 김씨는 이번엔 무소속 후보를 찍었다. 김씨는 대선에선 다시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을 찍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마음이 또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심은 계속 변하고 있었다.

조혜정 기자, 대전/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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